TV를 통해 할 수 있는 기능이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지만 그래도 TV의 본질은 화면을 ‘보는 데’ 있다.

과거 SD(표준화질·720×480 픽셀)급에 머물렀던 TV 해상도는 어느덧 풀HD(고해상도·1920×1080 픽셀)로 발전했다. 화면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지난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12’에 참가한 TV 업체들은 80인치가 넘는 TV를 선보였다. ‘꿈의 디스플레이’로 불리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의 양산도 눈앞에 두고 있다.

TV 시장 경쟁을 선도하는 것은 세계 1, 2위 TV 업체인 삼성전자와 LG전자다. 두 회사는 지난 5월 나흘 간격으로 OLED TV 양산품을 공개하기도 했다. 두 회사의 공통된 약속이었던 연내 출시는 현재로선 쉽지 않아 보인다. 그래도 여전히 OLED 패널 양산이 가능한 업체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두 회사뿐이란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OLED TV는 각각의 픽셀이 스스로 빛을 내는 방식이어서 어두운 화면에서도 세밀한 영상 표현이 가능하다. 기존 LED TV와 달리 백라이트가 필요없어 두께를 더 얇게 만들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응답속도도 빨라져 화면 끌림현상이 거의 없고 3차원(3D) 영상에서도 화면겹침 현상이 적다는 설명이다.


소재 경쟁과 함께 해상도를 둘러싼 경쟁도 계속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8월 84인치 초고해상도(UD) TV를 내놓기도 했다. 중형차 한 대 가격과 맞먹는 2500만원이다. 화면 해상도가 3840×2160 픽셀로 풀HD 해상도의 4배 크기다. 이 때문에 일본 업체들은 ‘4K TV’라고 부르기도 한다. LG전자는 UDTV에 2.2채널 음향 시스템을 내장하고 백금 느낌 재질의 디자인과 3D 기술도 적용했다. 삼성전자도 내년 초 세계 주요 시장에서 85인치 UDTV를 내놓을 예정이다.

시장조사업체인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60인치 이상 대형 TV 시장 규모는 올해 370만대 수준에서 내년 420만대로 늘어날 전망이다. 2015년에는 492만대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 TV 시장은 한 자릿수 초반대의 저성장이 계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프리미엄급 시장만 두 자릿수 성장을 해나간다는 것이다. 삼성과 LG는 물론 소니, 샤프, 파나소닉 등 과거 TV 시장의 강자들이 대형 TV에 집중하는 이유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