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 업체들도 스마트TV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1500만가구에 이르는 케이블 시청 가구 가운데 70%가량이 여전히 아날로그 방송을 시청하고 있어 이들로선 케이블 가입을 그대로 유지한 채 디지털 TV로 전환하도록 유도해야 하는 상황이다. 케이블TV 업체들은 스마트TV를 갖고 있지 않은 사용자들에게 스마트 셋톱박스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자신들의 생태계로 끌어들이려는 모습이다.

스마트 셋톱박스의 장점은 스마트TV를 사지 않고 셋톱박스를 교체하는 것만으로 기존 TV를 스마트TV처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스마트TV를 구매하더라도 방송을 보기 위해선 케이블TV나 IPTV 등 별도 유료방송에 가입해야 하지만 스마트 셋톱박스를 활용하면 두 가지를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씨앤앰은 지난 5월 LG CNS와 공동으로 스마트 셋톱박스를 선보였다. 구글의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를 내장한 제품으로 실시간 방송과 다시보기(VOD) 서비스뿐 아니라 웹브라우징, 게임,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 이용 등이 가능하다. 이 회사는 내년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새로운 셋톱박스도 개발하고 있다. 동작이나 음성을 인식하는 기능이 추가로 적용될 전망이다. 리모컨을 상하로 움직이면 소리가 조절되고 좌우로 움직이면 채널이 바뀌는 식이다.

CJ헬로비전도 연내 발매를 목표로 스마트 셋톱박스를 개발 중이다. N스크린 서비스와 인터넷 동영상, 양방향 TV 서비스 등 인터넷 기반 서비스를 결합할 예정이다.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와 케이블방송을 연동하는 서비스도 도입한다. 중장기적으로 방송 음악 게임 영화 쇼핑 등 CJ그룹의 콘텐츠와 서비스를 스마트 셋톱박스와 결합해 경쟁력을 확보할 방침이다. 특히 CJ헬로비전의 N스크린 서비스 ‘티빙’과 연계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노린다는 전략이다. 이 회사는 지난 8월 케이블TV를 통한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기존에 사용하던 셋톱박스에 게임패드만 연결하는 방식이다. 클라우드 서버에서 게임을 실행하고 영상만 TV 화면에 비춰주기 때문에 게임을 따로 설치할 필요가 없다.

티브로드도 한국디지털케이블미디어센터와 공동으로 스마트 셋톱박스를 개발 중이다. 스마트TV 없이도 차별화된 사용자 환경(UI)과 사용자 경험(UX)을 제공할 것이란 설명이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