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이 엄선한 상품을 온라인에서 판매하는 ‘큐레이션 커머스’가 뜨고 있다. 미술관 큐레이터가 전시를 기획하듯 쇼핑몰 전문 매니저, 특정 분야 전문가 등이 직접 제품을 골라 할인된 가격에 파는 새로운 형태의 전자상거래 서비스다. 상당수 소셜커머스가 음식점, 생필품 등을 공동구매로 싸게 판다면, 큐레이션 커머스는 믿을 만한 전문가가 엄선한 양질의 제품을 판매한다.

큐레이션 커머스는 이미 해외에서는 신발, 안경 등 여러 품목에서 활발하다. 지난해 미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팹닷컴이 대표적이다. 디자인이 돋보이는 상품을 엄선해 파는 서비스다.

올해 매출액 1억달러가 예상되며 독일 등에도 해외지사를 만들어 판매 지역을 넓히고 있다. 국내에서는 이제 걸음마 단계지만 가장 성장성이 큰 전자상거래 사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유아용품 선별해 파는 퀸시

지난 7월 서비스를 시작한 퀸시는 유아용품 전문 큐레이션 커머스다. 신현성 티켓몬스터 대표, 노정석 아블라컴퍼니 대표 등이 설립한 정보기술(IT) 스타트업 인큐베이팅업체 패스트트랙아시아가 만든 회사다. 그루폰코리아 부사장을 역임한 최선준 대표가 이끌고 있다.

퀸시는 수백개의 유아 옷 브랜드 중 고품질, 합리적 가격의 옷만 선별해 판매한다. 브랜드별로 제한된 시간(120시간) 동안 한정된 수량만 싸게 제공하고 있다. 퀸시 측은 모든 옷을 다 찾아 볼 수 없는 어머니들을 위해 가격 대비 디자인, 품질이 우수한 제품을 골라 판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 대표는 “퀸시는 단순한 쇼핑몰이 아니라 육아로 바쁜 엄마들이 최고의 제품을 믿고 구하게 하는 데 모든 초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퀸시는 입소문을 타고 지난 7월 서비스 시작 이후 4개월 만에 8만 회원을 돌파했고 거래액 기준 월평균 187% 성장하고 있다.


○천연발효빵을 배달하는 헤이브레드

헤이브레드는 제빵 장인의 신선한 빵을 엄선해 온라인에서 판매하는 서비스다. 지난달부터 서비스를 시작했다. 천연발효빵과 채식주의자용 빵을 전문으로 만드는 ‘베이커스 필드’, 식사대용 빵 전문 베이커리 ‘롤링핀’, 34년 전통의 ‘피터팬제과’ 등의 빵을 배달해준다. 주문 수량만큼 빵집에서 받아 재포장해 신선식품전문 배송업체를 통해 당일 배송한다. 헤이브레드 측은 “그동안 소비자들은 식품첨가제가 들어가지 않은 천연 재료만으로 만든 건강한 빵, 장인이 손수 구워낸 맛있는 빵을 구매하기 위해 발품을 팔아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며 “헤이브레드는 전문가와 소비자가 맛과 영양이 뛰어나다고 인정한 빵을 엄선해 당일 배송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헬로네이처, 농산물을 산지에서 판매

헬로네이처는 고품질의 농수산물을 중간 유통 과정 없이 직접 판매하는 서비스다. 전국 곳곳에서 생산되는 토마토, 파프리카, 멜론 등 40가지 종류 제철 농산물을 온라인으로 판매하고 있다. ‘품질 좋은 농수산물을 싸게 살 수 있다’는 입소문이 퍼져 거래액 기준으로 매월 40%가 넘는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박병열 헬로네이처 대표는 “헬로네이처 서비스에 최신 IT와 트렌드를 반영했다”며 “대형 유통업체와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고 농어민과 소비자가 동시에 만족할 수 있는 최고의 농수산물 커머스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인테리어, 패션 등 전문가 300여명이 자신의 이름을 걸고 독특한 디자인의 상품을 판매하는 ‘디블로’, 직장인 미혼 남성들의 필수품인 속옷 와이셔츠 등과 혼자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을 판매하는 ‘덤앤더머스’, 매달 일정 비용을 내면 전문 매니저가 소비자 특성에 맞는 미용용품을 판매하는 ‘미미박스’ 등도 인기를 끌고 있는 큐레이션 커머스 서비스들이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