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현대가 아시아 클럽 축구를 제패해 K리그의 자긍심을 드높였다.

울산은 10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2012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알아흘리(사우디아라비아)를 3-0으로 꺾었다.

수비수 곽태휘가 전반 12분 선제골을 뽑았고 후반 22분과 30분 공격수 하피냐와 미드필더 김승용이 연속골을 보탰다.

울산은 창단 후 처음으로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서 정상에 오르는 감격을 누렸다.

국내 클럽 가운데는 2006년 전북 현대, 2009년 포항 스틸러스, 2010년 성남 일화에 이어 네 번째로 챔피언스리그 패권을 잡았다.

울산은 다음 달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에 아시아 챔피언으로서 출전한 자격을 얻었다.

다음 달 9일 북중미 챔피언인 몬테레이(멕시코)를 꺾으면 유럽 챔피언인 첼시(잉글랜드)와 4강전을 치른다.

울산은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우승상금 150만 달러와 클럽 월드컵 6위에 돌아가는 출전수당 100만 달러 등 최소 250만 달러(약 27억원)를 확보했다.

힘과 높이를 앞세운, 선이 굵은 '철퇴 축구'가 빛을 발한 한 판이었다.

울산은 최전방에 하피냐, 처진 스트라이커에 김신욱, 좌우 날개 공격수에 이근호, 김승용을 세우는 4-2-3-1 전형을 들고 나왔다.

중원에는 에스티벤, 이호가 버텼고 포백 수비진로는 좌우 풀백에 김영삼, 이용, 센터백에 곽태휘, 강민수가 나섰다.

골키퍼는 김영광이 맡았다.

울산은 하피냐, 이근호, 김승용의 활발한 자리 이동과 김신욱, 곽태휘의 타점 높은 헤딩을 앞세워 초반부터 알 아흘리를 위협했다.

높이에서 앞선 울산은 코너킥이나 프리킥 등 세트피스에서 상대를 압박했다.

선제골도 프리킥에서 터졌다.

울산은 전반 11분 이호가 페널티지역 왼쪽 외곽에서 상대의 반칙으로 프리킥을 얻었다.

키커로 나선 김승용이 골 지역 중앙으로 볼을 띄우자 수비수 곽태휘가 후방에서 쇄도했다.

곽태휘는 상대 중앙수비 2명과의 몸싸움을 이겨내고 헤딩에 성공해 알 아흘리의 골망을 흔들었다.

울산은 선제골을 터뜨려 중동 특유의 '침대 축구'를 방지해 경기를 유리하게 끌고 갈 수 있었다.

후반전 들어 알 아흘리의 적극적인 압박이 시작되자 경기는 소강상태로 흘렀다.

울산은 길고 정확한 패스 한 방으로 알 아흘리의 반격을 잠재웠다.

후반 22분 에스티벤이 중원에서 올린 패스를 김신욱이 페널티 지역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떨어뜨리자 하피냐가 달려들며 헤딩으로 추가골을 터뜨렸다.

알 아흘리는 무조건 전진하는 전술을 펼칠 수밖에 없어진 데다 시간이 점점 흘러가자 조급함을 노출했다.

울산은 상대가 수비를 거의 포기하고 달려들자 공격진이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밸런스가 완전히 무너진 알 아흘리에 마지막 일격을 가한 공격수는 김승용과 이근호였다.

김승용은 후반 22분 이근호가 오른쪽 페널티지역을 돌파해 올린 크로스를 왼쪽 페널티지역에서 가슴으로 받아 강력한 발리슛으로 쐐기골을 박았다.

알 아흘리는 역전 가능성이 사라지자 무기력하게 추가골을 얻어맞지 않는 데 급급하다가 그대로 고개를 떨어뜨렸다.

(서울·울산연합뉴스) 장재은 전명훈 기자 jangje@yna.co.krjunm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