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는 핑클 멤버, 조바심 없었다"

이진은 핑클 해체 후 2002년부터 연기쪽으로 전향했지만 크게 주목 받지 못했다. '아이돌 출신 연기자'의 꼬리표가 그리 쉽게 떼어지지 않는게 사실. 핑클 멤버 옥주현은 뮤지컬 배우로, 이효리는 솔로 가수로, 성유리는 연기자로 일찌감치 자리를 잡았다. 옛말에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고 하지 않던가. 이진에게 그 속내를 물어보려 옆구리를 쿡쿡 찔렀다.

"저는 조바심이 없었다. 오히려 주변 사람들이 더 그랬던 것같다. 핑클때는 주위를 돌아 볼 수도 없을 많큼 정말 바빴기 때문에 솔직히 쉬는 게 좋았다. 여행도 다니고 못 봤던 작품들도 볼 수 있었고 무엇보다 나만의 시간이 생겨서 좋았다. 반면 연기를 하고 싶었지만 기회가 안되서 못한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속상해 하거나 조바심 내는 스타일이 아니기 때문에 기다렸다. 지금 '연기로 탑이 될꺼야'이런 욕심도 없다. 가수로서의 정상의 자리는 한번은 서봤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정상이 있으면 내리막도 있다는 걸 경험을 해봐서 그런지 기회가 올때까지 최선을 다하자는 마음이다"

"사람들의 시선, 내려놓으니 편해"
이진의 미투데이를 보면 오픈된 공간에서 찍은 사진들이 많다. 전직 아이돌 가수로 남들의 시선이 불편할수도 있을법한데 연기자가 된 이진은 '신경 안 쓴다'며 털털한 모습을 보였다.

"일단 잘 못알아보신다. 알아보셔도 큰 반응이 없어서 다니는데 불편함이 없다(웃음). 어렸을때는 사람들의 시선에 의식하고 다니니까 내가 너무 힘들었다. 요즘에는 모자도 안쓰고 잘 다닌다. 핑클때는 제 모습을 가장 많이 보여줬고 무대에서 관객들과 소통도 많이해서 좋았다. 하지만 연기는, 제 모습이 아닌 다른 인생을 사는 연기자의 모습이다. 이게 연기의 매력인 것 같다. 연기는 여러가지 캐릭터를 통해 다양한 인생을 경험 할 수 있는 거다. 제가 언제 또 '영지'처럼 눈을 그렇게 치켜뜨고 분노에 차서 화를 내보겠느냐.(웃음)"

"선배님과 연기 권해주고 싶어"
마지막으로 이진은 자신처럼 연기를 하려하는 아이돌출신 가수들에게 따뜻한 조언의 말도 아끼지 않았다.

"선배님들과 연기하는걸 권해주고 싶다. 선생님과 연기하면 배울 게 정말 많다. 또 호흡이 길게가는 작품도 도움이 된다. '왕과 나'때 할머니때까지 연기를 길게 했었는데 전 전인화 선생님께 많이 배웠다. 사극의 경우 어려운 대사를 쳐야하다보니 발성과 발음이 좋아진다. 요즘 친구들은 연기를 하고 싶어하는 친구들이 연기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너무 욕심내지 말고 자신에게 주어진 것에 최선을 다했으면 좋겠다.

한편 이진이 출연했던 SBS 수목드라마 '대풍수'는 고려 말, 조선 초 왕조교체기를 배경으로 조선 건국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재조명한 드라마로 매주 수, 목요일 밤 9시55분에 방송된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