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피어슨그룹, FT 매각하나
파이낸셜타임스(FT), 이코노미스트 등의 모기업인 영국 미디어기업 피어슨그룹이 FT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사업의 채산성이 언론사보다 상대적으로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블룸버그통신은 6일(현지시간) 피어슨그룹이 올해 안에 FT를 매물로 내놓을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그간 FT 매각을 반대해왔던 마조리 스카디노 최고경영자(CEO)의 퇴임이 임박하면서 피어슨이 FT 매각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전했다. 스카디노 CEO는 내년 1월 사임할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FT 매각 가격을 10억파운드(약 1조7400억원)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FT를 인수할 수 있는 잠재적 인수자로는 러시아와 중동 등지의 부호들이 꼽힌다. 언론사 중에는 블룸버그가 거론된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블룸버그는 이미 피어슨그룹에 FT를 인수하겠다고 제안했다가 거절당한 적이 있다. 뉴스코프는 인수에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어슨그룹은 아직 FT 매각을 주관할 자문사를 정하지는 않았다. FT의 하루 발행부수는 2011년 말 기준 약 45만부다. 피어슨그룹 전체 매출에서 FT가 차지하는 비중은 8% 정도다.

피어슨그룹이 FT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것은 중국 등 신흥시장에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영어 교육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2009년 피어슨은 미국의 영어 전문학원 월스트리트인스티튜트를 1억4500만달러에 인수했고 지난달에는 중국의 대형 영어학원 환추야쓰(環球雅思)를 1억5500만달러에 사들이기로 계약을 맺었다.

피어슨그룹은 FT 매각설을 부인하고 나섰다. 피어슨그룹은 “소문이나 추측에 일일이 대응할 필요는 없지만 블룸버그의 보도는 잘못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