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경제개혁의 일환으로 평양 시내에 원화 전용 전자화폐(신용카드 또는 현금카드)를 도입했다고 일본 마이니치신문이 6일 북·중 무역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달 평양 시민들에게 원화 전용 전자화폐가 배포됐다. 북한은 2005년 외화 전용 전자화폐를 도입한 적이 있다.

이 전자화폐에는 월급이 이체될 뿐 아니라 배급 관련 정보도 기록된다. 평양 시민들은 이달 들어 실제로 원화 전용 전자화폐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국영상점에서 쇼핑하려면 이 전자화폐를 이용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금카드 형식인지, 신용카드 형태인지는 분명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사용 지역은 평양으로 한정됐다.

마이니치신문은 북한 당국이 전자화폐를 도입해 통화의 흐름을 파악·관리하고 북한 원화와 외화의 교환을 차단, 원화 가치 하락으로 인한 경제 혼란을 막으려는 의도에서 전자화폐를 도입했다고 분석했다. 시장 중심으로 돌아가는 경제시스템을 국영상점 중심으로 되돌리려는 의도도 있다고 해석했다.

북한은 올 들어 ‘경제관리 개선조치’라고 불리는 경제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일부 특권계급이 국영상점에서 낮은 가격으로 사들인 물건을 고가에 시장에 팔아 이익을 얻는 것을 막기 위해 국영상점의 물건 가격을 인상했다. 국영상점에서 쓸 수 있는 전자화폐를 도입한 것도 이 같은 가격 관리 강화의 하나로 풀이된다.

북한의 경제 개혁이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마이니치신문은 당국이 가격을 올리자 지난 5월에 ㎏당 3000원(북한 원) 정도였던 시장의 쌀값이 9월 말에는 사상 최고치인 6000원으로 뛰었다고 전했다.

이는 시장으로 빼돌리는 물량은 줄고 가격과 일부 기업의 임금은 대폭 인상되는 바람에 통화 유통량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신문은 풀이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