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순 SPC그룹 인사팀장(사진)은 멋쟁이였다. 본인이 직접 맞춘 차이나스타일의 정장에 ‘애스콧 타이(ascot tie)’를 매고 기자를 맞이했다. 그는 “단순히 빵만을 파는 것이 아니라 빵을 통해 고객에게 새로운 식문화와 디자인을 선물하고 싶다”며 “SPC그룹이 원하는 인재도 그런 사람”이라고 말했다. 김 팀장은 기자와 인터뷰에 참여한 대학생에게 커피 한 잔을 대접하기 위해 SPC그룹의 외식브랜드 ‘라그릴리아’를 예약해 놓는 센스까지 발휘했다.

▷면접 때 개성 있는 복장이 허용되나.

“면접관과 지원자가 첫인사를 나누는 자리가 면접이다. 예의를 갖추는 차원에서 정장 차림을 권한다.”

▷면접 때 어떤 걸 물어 보는지.

“O, X 질문은 안한다. 아르바이트를 했다면 거기서 뭘 느꼈는지, 어떤 부분을 개선했으면 좋을지에 대해 묻는다. 면접을 통해 지원자의 아이디어, 진정성, 끈기, 성실성을 보려고 한다.”

▷어떻게 면접을 준비해야 하나.

“평소에 갈고닦은 것을 모두 펼쳐야 한다. 우리 회사 홈페이지에서 비전과 목표를 여러 번 보면 머릿속에 SPC그룹의 이미지가 그려질 거다. 하지만 자신이 지원한 직무에 뚜렷한 확신과 자신감이 더 중요하다.”

▷면접을 보고 싶어도 서류 통과가 안된다.

“지난해 100명 채용에 2만명이 지원했다. 무엇보다 이력서 작성에 공을 들여야 한다. 빈칸 없이 쓰라. 20여년간 살아온 자신이 쌓은 팩트를 잘 활용해야 한다. 오탈자가 없도록 해라. 심지어 자신의 이름을 틀리게 쓴 경우도 봤다. 모든 것을 성의있게 쓰길 당부한다.”

▷채용공고란에 스페인-포르투갈어 가능자 우대라고 써 있는데.

“SPC그룹의 목표는 글로벌 제과제빵 1위다. 현재는 미국 중국 싱가포르 및 베트남에 진출해 있으며 세계적 도약을 위해 그 외의 국가로 활발히 진출할 계획이다. 영어는 원어민 수준의 직원들이 직접 회화 테스트를 하고 특수 언어는 원어민이 전화 테스트를 한다.”

▷매장 알바생을 채용한다고 들었는데.

“지난해부터 그룹 매장 알바생 10%를 채용하고 있다. 동반성장 차원에서 알바생에게 장학금도 주고 있다. 매년 100명씩 선발해 등록금의 반액을 지급한다.”

▷특이한 면접이 있다고 들었다.

“1차 실무진 면접 후 미각·후각 및 디자인 평가를 한다. 미각평가는 주어진 시약을 맛본 후 농도가 진한 순서대로 나열하는 문제와 3~4가지 시약을 맛보고 단맛·신맛·짠맛을 구분하는 문제가 나온다. 후각평가는 2~3가지 향 종류를 구분할 수 있는지를 묻는다. 연구·생산파트 지원자에게는 난이도를 조금 높인다. 2009년부터 도입된 디자인 역량평가는 구도·색상의 조화와 공간지각 능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2차면접은 PT라고 들었는데.

“1차면접 합격자에겐 ‘지원회사의 브랜드와 점포에 대한 개선방안’ ‘당신이 생각하는 SPC’ 등 사전과제를 준다. 1페이지 분량의 보고서를 작성해 2차면접 때 면접관 앞에서 3분 이내로 발표하면 된다. 보고서 작성의 팁을 준다면 회사가 지향하는 트렌드를 파악해 그 개선점을 적시하면 좋다. 인터넷 등에서 아이디어를 가져오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없다.”

▷최종 면접에서 탈락자가 나오나.

“최종 면접인 만큼 간결하지만 날카로운 질문으로 평가된다.”

▷사회복지분야를 별도로 뽑는 것 같던데.

“SPC그룹의 비영리재단 ‘행복한 재단’에서 근무할 직원이다. 가맹점과의 동반성장과 사회공헌 활동을 그만큼 중시한다. 물론 채용 뒤 순환근무를 통해 다른 계열사로 이동할 수도 있다.”

▷계열사 간 이동이 가능하단 말인가.

“계열사별로 빈자리가 나면 바로 그룹 통신망에 올려 지원자를 받는다. 하지만 자신이 있는 자리에서 전문성을 기를 필요가 있다. 그래야 다른 곳에 가서도 잘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직접 신입사원을 뽑았지만 아쉬운 부분도 있을 것 같다.

“입사 후 1년은 일에 익숙해지는 기간이다. 2년이 지나면 퍼포먼스를 낼 수 있는 시기다. 일이 좀 힘들어지는 시기이지만 많은 시간을 회사에서 지내야 하기에 일에서 재미를 찾아야 한다. 취업도 중요하지만 입사 후가 더 중요하다. 끈기를 갖고 자신의 분야에 최선을 다하면 회사에서 인정받을 수 있다. 작고 하찮은 일도 등한시해선 안된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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