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포커스]기아차, 장중 6만원 붕괴…"실적 우려 과도"
기아차가 3분기 실적 부진에 급락하고 있다.

4분기와 내년 실적도 예상보다 축소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17개 증권사 중 절반에 가까운 8곳이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그러나 증시전문가들은 현재 주가가 기업 가치 대비 과도하게 낮아 매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29일 주식시장에서 기아차는 장중 6만원이 붕괴되며 5만9800원에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실적 발표 전인 지난 25일 종가(6만6000원)와 비교하면 이틀새 9.3%가 빠진 것이다.

기아차의 3분기 영업이익은 8612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29.4% 감소했다. 매출액도 11조6250억원으로 7.4% 줄었다.

남성문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파업을 감안하더라도 3분기 매출원가율 상승은 비정상적인 수준"이라며 "내수 판매 부진에 따른 믹스 악화 효과와 신차 판매 부진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매출원가율이 전분기 대비 1.3%포인트 상승, 영업이익률이 7.4%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기아차의 2분기 영업이익률은 9.7%다.

원화 강세에 따른 충격도 컸다.

송선재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기아차의 매출액으로 반영되는 생산대수(중국공장 제외) 중 국내 공� 비중은 71%로 현대차의 54%에 비해 높고, 현대차와는 달리 금융·기타 부문에서 나오는 이익이 없어 파업 여파가 실적으로 투영되는 강도도 크다"고 지적했다.

4분기 이후 예상 실적은 엇갈리고 있다.

채희근 현대증권 연구원은 "4분기 영업이익률은 8.5%로 개선되겠지만 생산능력의 한계 때문에 내년 글로벌 출고 판매는 282만대로 올해 대비 3% 성장하는데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3월부터 기아차 국내공장에서는 주간2교대 근무가 시행되는데 이에 따라 일일 가동시간이 감소하기 때문에 생산 능력이 늘어나기 힘들다는 분석이다.

반면 7% 이상 영업이익률이 유지되고 있다는 점은 분명 긍정적이며 휴무일 축소 등을 통해 내년 국내 공장 생산량을 늘릴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서성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영업이익률은 추정치를 소폭 하회했지만 2010년 2분기부터 7% 이상의 영업이익률이 지속되는 것은 긍정적"이라며 "브랜드 인지도가 빠르게 높아지는 가운데 제품믹스 개선 등으로 높은 수익성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K3가 지난달 국내에 출시되고 이달부터는 중국에서 판매를 시작했다"며 "4분기 영업이익률은 9.2%로 다시 9%대를 회복하고 판매대수는 전년 동기 대비 6.6% 증가한 73만대로 역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형실 신영증권 연구원은 "내년 국내 공장 판매는 올해와 비슷한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되지만 아직 사업계획이 발표된 것도 아니고 국내 공장은 시간당 생산량(UPH) 향상, 휴무일 축소 등을 통해 충분히 초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적에 대한 기대감은 서로 다르지만 기업 가치 대비 주가가 너무 저평가 돼 있다는 점에는 대부분 동의했다.

채 연구원은 "성장률 둔화 등 시장에서 우려하는 점들은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며 "내년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이 6.1배에 불과할 정도로 밸류에이션(기업 가치 대비 주가 수준) 매력이 높고 타 산업 대비 실적이 안정적일 것으로 예상돼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이 연구원도 "내년 실적이 올해보다 큰 폭 개선되기 어렵다고 가정하더라도 6배 수준의 밸류에이션은 매력적인 구간임이 분명하다"며 "매수 전략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