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분기比 사실상 반토막…`L자형' 이미 진입한 듯
소비ㆍ투자 부진…수출입 소폭 증가세 전환

3분기 경제성장률이 또다시 반토막 수준으로 내려섰다.

이대로라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 2.4% 달성도 어려워 보인다.

수출ㆍ수입이 전분기에 비해 다소 늘었지만 소비ㆍ투자가 여전히 부진해 우리 경제가 이미 `L자형' 장기침체의 터널에 진입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26일 내놓은 `2012년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ㆍ속보)'을 보면 3분기중 실질 GDP는 전분기보다 0.2% 성장하는데 그쳤다.

전분기 대비 분기별 실질 GDP는 1분기 0.9%에서 2분기에는 3분의 1 수준인 0.3%로 떨어졌다가 3분기에는 또다시 0.2%로 내려앉았다.

올해들어 확연하게 성장률이 둔화한 것이다.

작년 3분기에 비해선 1.6% 성장했다.

당초 예상치(1.8%)를 밑돌았다.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은 지난 2009년 3분기(1.0%) 이후 36개월만에 최저치다.

이에 따라 올해 전체 경제성장률은 한은이 대폭 내려 전망한 연 2.4% 달성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유럽 재정위기가 여전하고 미국의 경기회복 속도가 더딘데다 중국 경제의 성장률도 둔화하고 있어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의 모습이 `상저하추(上低下墜)'의 형태로 바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올해 3분기 국내총생산의 지출 측면을 보면 민간소비가 늘어나고 수출도 증가세로 전환했으나 설비투자는 감소세를 이어갔다.

민간소비는 무선통신기기 등 내구재가 늘어나고 전기가스 및 기타연료 등 비내구재 지출이 늘어나 전분기보다 0.6% 증가했다.

설비투자는 반도체제조용기계 등 기계류를 중심으로 4.3% 감소했고, 건설투자는 토목건설이 늘어난 덕분에 0.2% 증가했다.

수출은 2분기 -0.6%에서 석유화학제품, 무선통신기기 등을 중심으로 2.5% 늘었다.

수입은 전분기 -1.9%에서 석유 및 석탄제품 등을 중심으로 1.7% 증가했다.

업종별로는 농림어업이 재배업 및 어업을 중심으로 전분기보다 4.0% 감소했다.

제조업 역시 석유ㆍ화학제품이 늘었으나 운송장비가 줄어드는 바람에 0.2% 감소했다.

반면에 건설업은 토목건설을 중심으로 2.9% 성장했다.

서비스업은 도소매 음식숙박, 보건ㆍ사회복지 분야가 증가한 데 힘입어 0.1% 성장했다.

교역조건 변화를 반영한 실질국내총소득(GDI)은 전분기보다 1.2% 증가했다.

(서울연합뉴스) 이강원 기자 gija00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