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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한서 동양생명 사장 "충성도 높은 설계사 조직 두배 확충…안정적 성장 기반 닦겠다"

Cover Story - 동양생명

보험업 기본 되새기자
보장성 보험 비중 강화…연말까지 35%로 늘릴 것

'빠른 조직'으로 변신
채널전략팀 신설 영업력 높여…올 순익 30% 이상 증가 전망

서울 을지로 동양생명 본사에서 만난 구한서 사장(55·사진)의 고민은 크게 두 가지였다. 다시 ‘빠른 조직’으로 변모시켜 영업력을 회복하는 일과 매각 이슈 때문에 어수선해진 내부 분위기를 추스르는 일이었다. 구 사장의 표정엔 자신감이 넘쳤다. 영업을 대폭 강화하는 쪽으로 이미 조직을 정비했고, 직원들과의 스킨십도 확대하고 있다. 얼마 전엔 직원들에게 ‘식사약속 없는 사람, 번개팅 합시다’란 문자를 보내 사내에서 화제를 모았다. 임직원 및 설계사들과 어울려 맥주를 마시는 ‘호프데이’를 부활시킨 사람도 그다.

구 사장이 취임한 지 4개월여 밖에 되지 않았지만 내부에선 “한 번 해보자”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 구 사장은 “충성도 높은 설계사 채널을 두 배 이상 늘려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닦겠다”며 “보험업의 기본을 되새기자는 차원에서 보장성 보험 상품도 대폭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 매출과 순이익을 전망하자면.

“회계연도 기준으로 올 1분기를 결산해 보니 405억원의 순익이 났어요. 작년 동기보다 11.5% 늘어난 것이죠. 매출도 1조623억원으로 11.2% 증가했고요. 이런 추세라면 작년보다 상당히 좋은 실적이 날 것 같습니다. 특히 영업채널에서 생산성이 개선됐기 때문에 순익이 3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매각 이슈로 영업에 어려움이 있었는데요.

“매각문제로 영업 분위기가 다소 침체됐던 게 사실입니다. 이를 계기로 동양생명이 젊은 기업으로 거듭나야 합니다. 활기차고 밝은 기업, 변화에 능동적으로 도전하고 대응하는 기업이 돼야 합니다.

취임 직후 두 달간 전국 지점을 돌아다녔지요. 직원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다양한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이와는 별도로 직원들도 필사의 노력을 해야 합니다. 외환위기 때 수많은 금융사 직원들이 정든 직장을 잃었지만 능력있는 직원들은 살아남았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합니다. 외부 분위기에 휘둘려선 안됩니다.”

▶취임 직후 영업조직을 재정비하셨죠.

“내실 영업으로의 전환이 절실한 시점입니다. 이를 위해 채널전략팀을 신설했지요. 채널별로 진행하던 마케팅 전략을 모두 통합했습니다. 인력운용의 효율성을 높이고 선순환 구조를 확립하기 위해서였지요. 지금은 직속 설계사라도 실시간으로 다이렉트 채널로 이동시킬 수 있을 만큼 효율적인 체계를 갖췄다고 자부합니다. 머지 않아 성과도 나올 겁니다.

특히 충성도 높은 설계사(FC) 조직을 확충할 계획입니다. 2개월간 200여명의 설계사를 위촉한 게 대표적인 예죠. 긴 안목으로 보면 설계사 조직이 가장 중요합니다. 과거 설계사 조직은 5000명 규모였는데 지금은 2000명 정도로 위축됐거든요. 다시 과거 수준으로 재건할 겁니다. 설계사들이 보험상품을 판매해야 유지율 측면에서도 유리하지요.”

▶회사의 미래에 대해 어떤 비전을 갖고 계신지요.

“2009년 ‘최고의 가치를 창출해 꿈과 희망을 실현하는 글로벌 금융리더’를 새 비전으로 선포했습니다. 세계 시장에서 인정받는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겁니다. 대형화, 겸업화, 글로벌화하는 환경 속에서 골리앗을 무릎 꿇게 하는 다윗으로 자리매김해야지요.”

▶스스로 강점과 약점을 짚어 본다면.

“판매 채널을 성공적으로 다각화한 게 강점입니다. 관리비 차익과 위험률 차익을 기반으로 한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갖췄지요. 이게 가장 중요한 성장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빠른 의사결정을 바탕으로 상품 및 금리 경쟁력을 갖춘 점도 평가받을 만 합니다. 다만 대형사에 비해 대면 채널의 경쟁력이 떨어지는 점은 지속적으로 개선할 사항이죠.”

▶저금리 탓에 자산운용에 어려움이 클텐데요.

“몇 사람이 노력한다고 운용자산 수익을 높이기 어렵습니다. 조달 비용을 낮추는 노력을 먼저 해야 합니다. 금리연동형 상품의 비중을 높이는 게 대안이 될 수 있을 겁니다. 동양생명의 보험료 적립금 중 금리연동형 비중은 작년 기준으로 52% 정도입니다. 대형사보다 좋은 편이죠. 연 6% 이상의 고금리 확정상품 비중은 12%에 불과합니다.

우리는 저성장 저물가 저금리로 대변되는 ‘일본형 장기불황’과 저성장 고물가 고금리의 ‘1970년대형 스태그플레이션’ 등 2가지 경로를 모두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일본형 불황에 대비하기 위해선 장기 우량채권 매입 및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확대, 주식·출자금·사모펀드 등에 대한 보수적 운용, 구조화예금 과 같은 절대수익형 상품 확대 등을 추진할 겁니다. 동시에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에 대해선 물가연동채 등에 대한 투자 확대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어떤 경우에도 무리하게 주식이나 파생상품 투자를 확대하는 일은 없을 겁니다.”

▶업계가 저축성 보험경쟁을 벌여왔습니다만.

“국내 보험시장은 2008년 이후 경기불황이 계속되면서 보장성 보험 판매가 부진했습니다. 동양생명 역시 저축성 보험의 비중이 다소 높은 편입니다. 작년 월납보험료 중 보장성 상품 비율이 28.6%였는데, 방카슈랑스 실적을 제외하면 38.7%로 더 높아지지요. 업계 평균 정도 됩니다. 앞으로는 금리 부담이 적은 보장성 상품 판매에 주력할 계획입니다. 올해는 보장성 비중을 35%, 방카슈랑스 실적을 빼고 47% 수준까지 끌어올릴 겁니다.”

출산율 저하로 어린이보험 시장이 어둡다는 전망도 있는데.

“출산율이 낮아지고 있지만 어린이 보험시장은 꾸준히 확대되는 추세입니다. 교육비와 취업난 등과 맞물려 어린이 연금보험과 같은 저축성 상품의 수요가 커지는 게 주요 배경이죠. 자녀 수가 과거보다 적은 만큼 자녀에게 투자하는 금액이 늘고 있는 겁니다. 어린이 보험의 유지율이 일반 상품보다 약 15% 높은 것도 이쪽 시장이 긍정적인 이유 중 하나죠. 향후 충성도 높은 잠재 고객이 될 수도 있고요. 따라서 이 시장 점유율을 더 높이는 노력을 할 겁니다. 지금은 매년 두 차례씩 어린이 경제캠프 및 바둑캠프를 진행 중입니다. 어린이 보험을 중심으로 한 패밀리 마케팅을 강화할 겁니다.”

▶금융감독원이 최근 보험사의 연금저축 수익률이 저조하다는 보고서를 내놨던데요.

“고객이 연금저축 등 보험상품에 가입하면서 기대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보장 기능입니다. 은행이나 증권사 상품과 단순 비교해선 곤란합니다. 다만 보험사들이 저축성 상품을 판다면 적어도 방카슈랑스를 통해 판매하는 게 적절할 것 같습니다.”

▶6월 취임 후 ‘고객중심 경영’을 많이 강조했습니다.

“고객 감동이 가장 중요합니다. 설계사와 같은 대면 채널을 더 강화하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다이렉트나 방카슈랑스 채널을 확대하는 건 쉽지만 민원 발생이 늘어날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직속 설계사들이 상품을 설명하는 게 확실하지요. 동시에 직원과 설계사들이 동양생명에 몸담고 있는 것 자체를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도록 조직 문화를 혁신할 겁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

김병언 기자 misa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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