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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경에세이] 성교육, 어찌 하오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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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신·피임 위주의 '판박이 성교육'…'금기'보다는 '책임'에 초점 맞춰야

    이준순 < 서울교총 회장 ang66666@daum.net >
    [한경에세이] 성교육, 어찌 하오리까
    이 가을, 학교는 초록이 가득하다. 학생들은 교정 곳곳에서 밝게 뛰어논다. 자신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공부에 매진하거나 스포츠클럽에서 몸을 단련하며, 신나는 여가를 위해 당돌한 계획을 세우기도 한다.

    이렇게 평온한 학교의 일상과는 달리 언론에는 어린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성폭행 사건 보도가 특집처럼 이어지고 있어 안타깝기 그지없다. 범인의 일거수일투족은 물론 구체적인 범행 수법까지 들춰낸 기사들을 보면, 혹여 사회가 나서서 모방 범죄를 부추기는 건 아닌가 하는 불안감도 갖게 된다. 심층 보도를 통해 사회에 경종을 울리는 일과 함께 청소년들에게 어떤 교육을 통해서 올바른 성의식을 심어줄까 하는 고민도 병행해야 하지 않을까.

    요즘 10대들은 성(性)을 일상적인 것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많다. 그만큼 무감각해졌다는 말이다. 게다가 스마트폰이 보급돼 ‘손바닥 안의 음란물’은 더욱 청소년의 성을 왜곡하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2011년 7.3%에 불과한 청소년 음란매체 접근 경험률이 2012년에는 12.3%로 크게 늘어났다. 불과 1년 사이에 두 배 가까이 치솟았다.

    변태적이고 가학적인 성에 빈번히 노출되면서 갖가지 청소년 성범죄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우리 청소년들의 절제력 부족만을 탓할 수 없다. 학생들에게 건강한 성을 유도해야 할 학교의 책임이 크다. 해마다 성교육이 실시되고 있지만, 매년 남녀 신체구조 차이, 임신 과정, 피임법에 초점이 맞춰져 ‘판박이 성교육’이라는 비난을 받는 게 학교 성교육이다. 학교에서는 강연회나 시청각교재 등을 활용하고 있지만, 내용이 단편적이거나 모호하고 해마다 되풀이되기까지 해 교육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뿐만 아니다. 최근 빈발하는 아동 성범죄는 물론 양성평등이나 올바른 성적 가치관 정립과 관련된 교과는 아예 없다. 보건교사가 아닌 일반 과목 교사가 성교육을 해야 하는 경우도 많아 전문교사의 부족도 문제로 꼽힌다.

    성폭력은 평생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기는 범죄다. 성교육은 그런 범죄의 대처법과 치료법은 물론 사후에 발생할 수 있는 정신적 피해까지 상세히 알려줘야 한다. 선진국에서는 성교육 시간에 남성용 피임기구 사용법, 성병 예방법 등의 성 관련 지식뿐만 아니라 성폭력과 같은 상황에 처했을 때의 대처법, 그 상황에서 법적·사회적으로 보장받을 수 있는 권리까지 교육한다. 결국 성교육은 청소년들의 성행동에 대한 금기보다는 ‘자신의 행동에 대한 책임과 결과’를 중심으로 실시되고 있어, 청소년들에게 스스로 성의식을 키워 나갈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제 우리나라도 실용적이고 현실적인 내용을 구체화해 교육할 시점이 됐다. 예전보다 빠르게 성에 눈떠 가는 우리 청소년들을 생각한다면 더 이상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이준순 < 서울교총 회장 ang66666@daum.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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