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은 충북 방문 불참..동영상 메시지 전달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후보는 17일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업적을 기리는 토론회에 나란히 참석해 `호남 민심잡기' 경쟁을 벌였다.

김 전 대통령은 호남의 대표적 정치인이자 정신적 기반으로서 호남 민심을 대변하는 상징적인 인물이다.

박근혜 후보는 김대중 전 대통령 비서실장 출신인 한광옥 전 민주당 상임고문을 영입하는 등 호남을 끌어안으려고 노력하고 있고 안철수 후보는 첫 전국순회 방문지로 호남을 선택하는 등 각별한 공을 들이는 터라 이날 행보가 더욱 눈길을 끌었다.

두 후보는 이날 오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김대중기념사업회 주최로 열린 `김대중 대통령의 국정철학과 대한민국의 미래 토론회'에서 축사를 했다.

박 후보는 한광옥 국민대통합위 수석부위원장과 행사장을 찾았다.

축사에서는 영ㆍ호남 간 지역 대립 해소를 강조했다.

그는 2004년 한나라당 대표 시절 김 전 대통령을 방문했던 일화를 회고하면서 "김 전 대통령은 `동서화합이 중요하고 여기서 실패하면 다른 것도 성공하지 못한다'고 하면서 `내가 못한 것을 박 대표가 하라'며 `미안하지만 수고해달라'고 했는데 이제는 제가 그 말에 보답해야할 때"라고 말했다.

이어 "그 길은 동서가 화합하고 민주화와 산업화 세력이 화합하고 지역간 갈등과 반목을 없애는 것"이라면서 "국민대통합으로 아픔을 치유하고 미래로 나아갈 때 우리가 꿈꾸는 행복한 나라를 만들수 있다고 꼭 확신한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축사에서 "1997년 (대선에서) 국민이 김 전 대통령을 선택했던 이유는 바로 변화였다"며 "2012년, 1997년의 새로운 변화가 다시 재현되길 바란다"고 말해 변화에 대한 기대에 힘입어 당선된 김 전 대통령과 기존 정치권에 대한 실망으로 나타난 `안철수현상'의 연결고리를 부각시켰다.

그러면서 "김 전 대통령께서 남기신 꿈을 이제 저희가 실천할 때이다"라며 "제가 앞장서겠다.

햇볕정책의 성과를 계승해 더 발전시키겠다.

정권교체와 정치혁신을 반드시 이뤄내겠다.

낡은 체제를 극복하고 새로운 미래를 열겠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이 자리에서 김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와 만나 "안녕하십니까"라며 반가운 표정으로 인사했다.

안 후보는 지난 2일에도 동교동 김대중도서관에서 이 여사를 접견한 적이 있다.

그는 방명록에 "정권교체와 정치혁신 반드시 이루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이날 박 후보는 안 후보와 함께 행사장의 앞열 좌석에 나란히 앉았으며 행사 도중 간간이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는 청주 방문 일정으로 참석하지 못했으며, 대신 동영상을 통해 김 전 대통령의 뜻을 이어받겠다는 메시지를 발표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준서 이유미 홍지인 기자 jun@yna.co.krgatsby@yna.co.krljungber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