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희호 첫 골'로 주연 자리 겨냥

에이스의 임무를 부여받은 박주영(셀타 비고)이 원정팀의 '무덤'으로 불리는 테헤란에서 한국의 승리를 이끌고 최강희호의 '주연'으로 발돋움할 수 있을까.

박주영은 17일 오전 1시30분(한국시간) 이란 테헤란의 아자디 경기장에서 열리는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4차전 이란과의 원정경기에서 출격을 앞두고 있다.

앞서 최종예선에서도 박주영은 최강희 감독의 부름을 받았지만 이번에는 무게감이 다르다.

그동안 최강희 감독 체제에서 이동국(전북)의 활약에 가렸던 박주영에게 이번 이란전은 '주연'으로 거듭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박주영은 전임 조광래 감독 시절 대표팀 공격진의 핵심이었지만 올해 초 최강희호 출범 이후 대표팀에 꾸준히 불려 오면서도 한 골도 넣지 못할 정도로 빛을 보지 못했다.

1차적인 이유는 대표팀의 공격 전술에 있다.

최강희 감독은 대표팀 사령탑 부임 이후 줄곧 이동국을 공격진의 중심으로 놓고 다른 공격수와 미드필더들의 집중 지원을 유도하는 전술을 구사했다.

이동국도 이런 기대에 부응, 최강희 감독 부임 이후 대표팀이 치른 총 7차례 A매치에 빠짐없이 출전해 4골을 넣었다.

이동국이 '황태자'로 자리매김하는 동안 박주영은 이전 소속팀 아스널에서 출전기회를 잡지 못한 여파에다 병역 회피 논란까지 겹치면서 최강희호에서 설 자리를 잃었다.

하지만 지난달 우즈베키스탄과의 최종예선 원정 3차전 이후 상황은 180도 변했다.

당시 경기에서 이동국이 체력적 문제 등으로 한계를 드러내자 최 감독은 최종예선의 반환점이자 분수령인 이란전에서 이동국 대신 박주영 카드를 택했다.

박주영이 런던올림픽 동메달로 병역 논란을 씻어내고 새 소속팀에서도 꾸준히 출전기회를 잡아 데뷔골을 터뜨리는 등 상승세를 타자 최강희 감독은 그를 위주로 공격진을 재편했다.

이런 상황에서 손흥민(함부르크) 또는 김신욱(울산)과 호흡을 맞춰 이란전 득점을 책임지게 된 박주영의 어깨는 그 어느 때보다 무겁다.

하지만 이런 부담을 떨치고 이란전에서 득점포를 올린다면 최강희호의 새 '황태자'로 올라설 수도 있다.

최강희 감독도 박주영의 활약에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최 감독은 "박주영이 선수들과 대화로 분위기를 띄우는 등 적극적으로 훈련하고 있다"며 "이적 이후 소속팀에서 경기에 계속 출전해 감각이 올라왔고 이란전에 대해서도 준비를 잘하고 있다"고 말했다.

(테헤란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inishmor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