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머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이 특정 자산운용사 대표와의 지나치게 잦은 전화 통화로 구설에 올랐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작년 1월부터 올 6월까지 가이트너 장관의 일정표를 분석한 결과 로렌스 핑크 블랙록 최고경영자(CEO)와 총 49번 전화 통화를 했다고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평균 11일에 한 번꼴로 통화한 셈이다.

이를 두고 가이트너 장관이 핑크 CEO에게 정책 결정과 관련해 많은 조언을 구한 방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가이트너 장관이 핑크 CEO에게 전화한 횟수는 같은 기간 미국 6대 은행 대표와 통화한 횟수를 모두 합한 것(43회)보다 많았다.

이는 가이트너 장관이 재무차관으로 재직할 당시(1998~2001년) 재무장관으로 있던 로버트 루빈 씨티그룹 회장과 통화한 횟수(33회)보다도 많은 것이다. 심지어 가이트너 장관은 작년 7월 정부와 의회 간 부채상환 협상이 진행 중일 때 1주일에 네 번이나 핑크 CEO와 통화했다. FT는 “핑크가 미국의 정책 결정 과정과 세계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전했다. 두 사람의 친분은 가이트너 장관이 뉴욕 연방은행장으로 재직할 당시(2003~2009년)부터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블랙록은 연방은행이 AIG 구제금융을 위해 매입한 유가증권 운용을 도왔고 씨티그룹 구제책에 대해 자문해주기도 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