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최 측 준비 미숙…입장권 없는 2천명 발길 돌려 인천이 들썩였다.

월드스타로 우뚝 선 가수 싸이(본명 박재상·35)가 왔기 때문이다.

싸이는 4일 인천 최초의 복합쇼핑몰인 스퀘어원(SQUARE 1)의 오픈 행사 무대에 올랐다.

공연 4시간 전인 오후 3시께부터 스퀘어원 광장 주변은 월드스타를 보기 위한 관객들로 북적거렸다.

주최 측이 간이 의자로 마련한 좌석 1천100여석은 공연이 시작되기 전에 이미 꽉 찼다.

좌석 부족에 대비해 마련한 광장밖 대형 스크린 앞에도 입장권이 없어 들어가지 못한 관객 2천500여명이 몰려 발디딜 틈이 없었다.

가수 컬투, 다비치, 김태우에 이어 마지막으로 무대에 오른 싸이는 자신의 히트곡인 '라잇나우', '연예인', '환희' 등을 열창했다.

관객들의 앙코르 요청을 받은 싸이는 빌보드 메인 차트 2위에 오른 '강남스타일'로 화답했다.

'강남스타일'의 전주가 울려퍼지자 간이의자에 앉아 있던 관객들은 일제히 무대 앞으로 나와 형광봉을 흔들며 환호했다.

싸이는 무대에서 "12년만에 저의 전성기를 만들어 준 곡입니다, 다른 나라에서는 합창이 없어 홀로 쓸쓸하게 불렀던 노래입니다"라며 특유의 말춤과 함께 '강남스타일'을 선보였다.

싸이는 30여분간의 열창이 끝난 뒤 서울 시청 앞 광장에서 열리는 무료 콘서트를 위해 떠났다.

유모차를 끌고 공연장을 찾은 정혜민(31·여)씨는 "TV로만 보던 싸이 공연을 직접 보니 심장이 터질 것 같다"며 즐거워했다.

주최 측은 인파로 인한 사고에 대비, 경찰서와 소방서 등 관계기관에 협조 요청을 하고 보안인력을 대거 투입했다.

관할 인천 연수경찰서도 교통경찰관 140여명과 방범순찰대 의경 80여명 등 병력 350여명을 행사장 주변에 배치, 만일의 사고에 대비했다.

소방차 1대와 구급차 3대도 공연장 주변에서 비상 대기했다.

공연은 별 사고 없이 무사히 끝났지만 쇼핑몰 홍보에만 치중한 주최 측의 허술한 준비로 인해 공연장에 들어가지 못한 주민들은 분통을 터뜨렸다.

2천여명의 주민들이 사전에 페이스북 이벤트 등으로 진행된 입장권을 구하지 못해 발길을 돌려야 했다.

친구와 함께 공연장에 온 중학생 이재연(16)양은 "가로수 등에 붙은 광고물에는 분명 선착순 입장이라고만 돼 있었는데 막상 와보니 티켓이 없으면 못들어 간다고 막았다"며 "미리 알려줬더라면 입장권을 구했을 텐데 이건 주최 측이 주민들을 속인 것"이라고 꼬집었다.

인근 대우아파트에 사는 박모(50·여)씨도 "아파트 출입구에 '끌리면 오라'는 공연 광고가 붙어 있어 그걸 보고 왔다"며 "입장권이 있어야 한다는 말은 어디에도 없었다"고 아쉬워했다.

이에 대해 스퀘어원 측은 선착순 입장을 할 경우 한꺼번에 관객이 몰려 사고의 위험이 있다고 판단,행사 며칠 전에 입장권을 나눠 주는 것으로 계획을 바꿨다고 설명했다.

한편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이날 새벽(한국시간) 발표된 빌보드 차트에서 2주 연속 2위를 차지했으며, 다음주에는 1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인천연합뉴스) 손현규 기자 s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