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文 울산·서울 찍고 '영화제' 부산으로… 安 나홀로 호남행

4일 저녁 개막하는 부산국제영화제(BIFF)의 주인공은 누가 될까. 개막식 진행을 맡은 배우 탕웨이(33·중국)와 안성기(60)보다 나란히 개막식을 찾는 박근혜(새누리당)·문재인(민주통합당) 대선 후보가 눈길을 끌고 있다.

17회째를 맞은 BIFF에는 아시아 스타들이 총출동한다. 탕웨이는 해외 스타로선 처음으로 BIFF 개막식 사회를 맡게 됐다. 허진호 감독의 작품 '위험한 관계'에 장동건과 함께 출연한 장쯔이, 장백지와 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된 '콜드 워'의 유덕화, 양가휘 등이 참석한다.

최근 흥행몰이 중인 '광해, 왕이 된 남자'의 이병헌과 1300만 관객을 돌파한 '도둑들'의 전지현, 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으로 인기를 얻은 유준상(개봉 예정 '터치' 주연) 등도 부산을 찾는다.

하지만 이날 BIFF 현장엔 문화부 못지않게 정치부 기자들이 많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박 후보와 문 후보가 영화제에 참석하기 때문이다.

박 후보의 부산행은 요동치는 부산·경북(PK) 민심을 달래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문 후보의 경우는 고향인 부산에서 야권 돌풍을 이어가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박 후보는 이날 오후 울산을 찍고 저녁에 부산으로 향한다. 그는 울산시 선대위 출범식에 참석하고 울산여자상고 학생들과 만난 뒤 영화제를 찾는다.

문 후보는 서울에서 '대북 평화' 노선을 강조한 뒤 경부선을 탄다. 그는 오전 서울 장충동에서 개성공단 투자 기업인들과 '평화가 경제다'를 주제로 대화를 나눈 뒤 오후 세종문화회관에서 문정인 연세대 교수와 10.4 선언 기념 특별대담을 진행한다. 영화제 개막식에 참석한 후 곧바로 해운대 한 횟집에서 영화인들과 만나 문화예술정책에 대해 얘기할 예정이다.

안철수 무소속 후보는 이날 하루 종일 호남 민생투어에 나서 '마이 웨이'를 택했다.

안 후보는 광주 동구 충장로를 걸으며 시민들과 만난 뒤 조선대에서 '21세기 청년의 역할'을 주제로 강연한다. 이어 국립아시아문화의전당 건설 현장을 방문하고, 5.18 광주민중항쟁 당시 시민군 대변인이었던 윤상원 열사의 생가를 찾는다.

저녁엔 부산이 아닌 전주로 향한다. 안 후보는 전주 한옥마을 한옥생활체험관에서 지역의 현장 청년 전문가들과 간담회를 갖고 지역 혁신과 청년층의 역할을 강조할 예정이다.

이 같은 상반된 행보는 후발 주자인 안 후보가 이벤트성이 짙은 행사보다 실질적 의미를 갖는 일정을 통해 호남 민심 얻기와 지지층 결집에 공을 들이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경닷컴 김봉구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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