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택가격 하락세가 좀 더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2일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요 선진국의 주택가격은 고점 대비 20~30%가량 하락한 반면 한국은 아직 조정폭이 크지 않다”고 밝혔다. 실제 글로벌 금융위기 전후의 국가별 주택가격 하락률을 보면 미국이 33.9%를 기록한 가운데 영국(-18.8%) 프랑스(-9.7%) 등이 큰 폭으로 떨어졌지만 한국은 약보합세(-1.7%)를 유지했을 뿐이다.

한은은 한국의 경제 규모 등을 감안한 실질 주택가격도 균형가격을 장기간 웃돌고 있다고 설명했다. 방중권 한은 물가분석팀 과장은 “향후 주택가격은 높은 가격 수준에다 가격 하락에 대한 기대 등이 맞물려 당분간 조정 국면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2000년 이후 주택 수요를 견인한 1차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의 은퇴와 주택 구입 주 연령층인 35~54세 인구 감소 등 구조적 요인도 주택 수요를 제약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전세가격은 안정세가 이어질 것으로 봤다. 한은은 최근 수도권에서 다세대주택 등 소형 주택 공급이 증가하고 있고 비수도권은 그간 가격 급등에 대한 부담으로 전세가격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