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조명 제조기업 비솔은 작년 말 카메라신호로 제어할 수 있는 자동차충돌테스트용 온보드(on-board) 발광다이오드(LED)조명을 개발했다. 1㎾급 이상의 LED 특수조명(1.2㎾)을 개발한 것은 비솔이 국내 처음이다.

온보드 조명은 자동차충돌테스트 진행 시 자동차 내부에 설치되는 조명장치다. 충돌테스트용 마네킹인 더미(Dummy)의 다리 등 외부 조명으로 빛이 전달되지 않는 부위를 집중적으로 비춰줘 자동차 충돌 시 인체의 어느 부분부터 충격을 받게 되는지 정확히 파악하게 해준다.

이 조명은 초당 1만장까지 찍는 고휘도 고속카메라의 속도에 맞춰 적당한 밝기와 열을 내는 고도의 조명 제조기술을 가진 독일과 영국 기업들이 30년간 시장을 점유해왔다. 이재영 비솔 사장(51·사진)은 “그동안은 유럽 기업들이 기술 개발하면 우리가 쫓아가는 형국이었지만 1.2㎾ LED조명 개발 이후부턴 유럽이 우리 기술을 쫓아오고 있다”고 말했다.

비솔의 온보드 LED조명의 장점은 카메라가 영상을 확보하는 데 필요한 최소의 시간만큼만 깜빡여 발열 및 방열면적을 줄였다는 것. 이 사장은 “사진을 찍는 순간에만 LED조명이 초당 3000번 깜빡이도록 설계해 소비전력을 80%까지 절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1987년 대학 졸업과 동시에 여의도에 있는 무역회사에 입사했다. 당시 해외영업 담당자였던 그는 레이저, 카메라와 이를 조합, 응용한 각종 비접촉 광계측기, 항공기 동체 제작 장비, 금속 성형 장비 등을 수입했다. 이 사장은 “레이저와 카메라를 통해 빛과 영상의 원리를 알게 되면서 당시 해외 계측장비에 들어가는 부품들이 상대적으로 비싸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수입 대신 사후관리에 필요한 부품들을 서울 청계천 등지에서 구입해 직접 소량 국산화하기 시작했다. 이 사장은 광계측기 분야를 사업 아이템으로 잡고 1999년 비솔을 설립했다.

이후 비솔은 2008년 중소기업청이 의뢰한 ‘열 유동 해석을 통한 안정화된 HMI 광원장치의 개발’ 전략 과제를 통해 자동차 환경 안전 테스트 시스템을 국내 최초로 개발, 세계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국내에선 쌍용자동차에 자동차 안전 테스트용 조명을 공급하고 있다. 이 밖에도 세계 13개국에 대리점을 두고 에어백, 조향장치, 벨트, 시트업체들과 거래하고 있다.

비솔의 올 매출 목표는 지난해보다 20% 정도 늘어난 90억원이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