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의 평균 수명은 80세를 넘었다. 평균수명이 긴 나라가 선진국이고 평화롭고 안정된 사회를 상징하는 의미에서 장수(長壽)는 인간의 소망이기도 하지만, 반면 고령에 따르는 질병 등은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특히 최근 척추관협착증과 같은 척추질환을 호소하는 환자가 증가하고 있어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척추관협착증, 전체 환자의 90% 이상이 50대 이상

노년기에는 척추의 유연성과 근력이 급격히 떨어진다. 개인적인 차이는 있지만 노화가 가장 큰 원인으로 대부분 서서히 진행되는 퇴행성을 띠고 있다. 대표적인 퇴행성 척추질환인 척추관협착증은 척추 내 신경이 지나가는 길이 좁아지면서 신경이 사방으로 눌리고 허리통증과 다리에 복합적인 신경 통증을 유발하는 증상이다. 주로 40대부터 시작해 50대 이후 증상이 심해진다. 이 때문에 전체 환자의 90% 이상이 50대 이상 장년층이다. 걸을 때마다 다리가 저리고 당긴다. 척추관협착증은 통증이 경미한 초기이거나 간헐적인 통증의 경우 수술을 생각하기 전 압박을 받고 있는 신경에 대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보통 약물이나 주사요법, 물리치료, 운동치료만으로도 증상이 완화되므로 병을 키우지 말고 조기에 병원을 방문,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지만 증상이 심한 경우나 배뇨장애, 배변장애, 성기능의 장애 등이 발생할 경우 수술이나 수술적 효과가 있는 시술이 필요하다.

이동엽 참포도나무병원 원장은 “척추관협착증의 경우 과거에는 협착된 부분을 풀어주기 위해 칼로 째고 들어가 신경을 누르고 있는 인대와 뼈를 제거, 길을 넓혀주는 수술을 시행했지만 최근에는 의학기술의 발달로 비수술적인 치료법이 등장함으로써 수술하지 않고도 치료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이어 “특히 신경 주변의 염증과 유착을 박리해주는 선택적 신경박리술, 직접 내시경으로 들여다보면서 레이저로 병변부위를 치료하는 꼬리뼈내시경레이저 신경성형술 등이 도입돼 각광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척추관협착증 치료법

꼬리뼈내시경레이저 신경성형술은 대표적인 비수술 치료법이다. 3mm 정도 되는 가느다란 카테터(가는 관)를 통해 디스크가 있는 부위로 들어가 내시경을 활용해 신경유착, 염증 외 MRI 상에서도 보이지 않는 병변을 직접 보고 레이저로 치료한다. 염증이나 유착된 통증 부위를 내시경으로 진단하고 약물치료와 더불어 레이저를 이용해 통증의 원인이 되는 디스크나 인대를 줄여준다. 뿐만 아니라 치료가 어려운 신경근 주위의 유착까지 쉽게 제거할 수 있다. 전신마취가 필요 없다. 고령이나 고혈압, 당뇨 등 전신질환으로 수술이 불가능한 환자에게도 시술이 가능하다.

반면 협착증이 매우 심한 환자라면 부득이하게 수술이 필요하다. 이 원장은 “최근에는 미세현미경을 이용, 신체에 최소한의 상처만 내는 시술이 부각되고 있다”며 “정상조직을 최대한 보존하는 수술법으로 알려져있다. 하반신 마취 후에 1.5~2.0cm 정도 피부를 절개한 후 수술용 미세현미경으로 환부를 10~15배 확대시키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이 원장은 특히 “비정상적으로 자라난 척추관절이나 황색인대의 일부를 제거해 척추관을 확장하는 수술로, 고령환자의 경우에도 수술이 가능하고 2~3일 정도 입원 후 퇴원할 수 있기 때문에 빠른 치료효과를 보인다”고 덧붙였다.

대부분의 척추질환은 증상이 매우 악화된 경우가 아니라면 수술적 치료가 필요치 않다. 따라서 몸에 이상 징후가 보인다면 전문의를 찾아 자신의 척추건강에 대한 상담과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특히 노년기에는 정기적인 검사를 받고 평소 허리 주위의 근력을 키울 수 있는 걷기, 수영, 스트레칭 등으로 척추질환을 예방하는 것이 좋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