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가수 싸이가 식음료 업체들을 웃고 울리고 있다.

'강남스타일'이 발표되기 직전 싸이를 '선점'한 외식 프랜차이즈 놀부는 함박웃음을 짓는다. 반면 지난해 말 계약기간이 만료된 오비맥주는 안타까운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외식 프랜차이즈 놀부는 '강남스타일'이 발표되기 두 달 전인 지난 5월 싸이를 모델로 기용했다. 싸이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7~8월 놀부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 가까이 늘어났다.

특별한 행사나 프로모션 없이 광고 한 편으로 매출이 10%가량 오른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놀부 관계자는 "싸이 모델 계약 기간이 '강남스타일' 발표 시기와 맞물려 전체 매출이 꾸준히 상승하는 효과를 보고 있다" 며 "싸이에 대한 대내외적인 기대치가 높고 실제 매출에 그 영향력이 반영되고 있는 것을 감안해 내년 모델 재계약을 신중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싸이와의 광고모델 계약기간이 만료된 오비맥주는 울상을 짓고 있다.

오비맥주는 2010년 5월 싸이를 맥주 '카스 라이트'의 광고모델로 발탁했다. 이후 싸이와 모델 계약기간을 두 번이나 연장한 뒤 지난해 11월 광고모델을 배우 이동욱으로 변경했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보통 광고모델은 6개월 단위로 한 번만 계약하지만 싸이는 광고 효과가 높아 계약기간을 두 번 더 연장했다" 면서 "계약기간이 만료되고 나서 인기가 더 높아져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싸이 인기가 급상승하면서 식음료 업체들은 경쟁적으로 싸이와 광고계약을 맺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지난달 14일 숙취해소음료 '헛개 컨디션'의 새 광고모델로 싸이를 선정했다. 이 회사는 싸이가 출연한 광고를 4D로 제작해 영화관에서 관객들이 좌석에 앉은 채로 강남스타일의 '말춤'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농심은 최근 용기면 '블랙신컵' 모델로 싸이를 기용했다. 농심은 가수 아이유에 이어 싸이를 앞세워 해외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하이트진로는 K팝을 연계한 글로벌 마케팅 전략을 밝히면서 싸이에 대한 관심을 표하기도 했다. 양인집 하이트진로 해외총괄사장은 지난 20일 열린 간담회에서 "'강남스타일'을 통해 월드스타로 부상한 가수 싸이 등 K팝과 연계해 세계적인 마케팅을 벌이는 기획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싸이의 몸값은 4억~5억 원 선(1년 광고모델료)으로 알려졌다. '강남스타일'로 큰 인기를 끌기 전보다 2~3배 오른 수준이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