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미국의 경제 지표 호조에도 미국 중앙은행(Fed)의 추가 경기 부양책이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연방준비은행 인사의 발언과 경기 우려 등으로 이틀째 하락했다.

25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 종가보다 101.37포인트(0.75%) 떨어진 1만3457.55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5.30포인트(1.05%) 내려간 1441.59를, 나스닥 종합지수는 43.05포인트(1.36%) 하락한 3117.73을 각각 기록했다.

장 초반만해도 미국에서 7월 중 대도시 집값과 전국 집값이 시장 예상에는 못미쳤지만 상승세를 이어갔다는 점과 소비자신뢰지수가 7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점이 힘을 실어줬다.

미국 20대 대도시 주택가격을 나타내는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케이스-쉴러 지수는 7월에 1년 전 같은 달보다 1.2% 올랐다. 계절 조정 전월 대비로는 0.4% 상승해 6개월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미국의 소비자 신뢰지수는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의 민간 경제조사단체인 콘퍼런스보드는 9월 소비자 신뢰지수가 70.3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이는 전월의 61.3(수정치)은 물론 시장 전문가들의 예측치 63을 크게 웃도는 것으로 지난 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미국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이 집계하는 9월 리치먼드 제조업지수도 시장 전망치를 웃돌았다.

그러나 Fed 고위인사들이 3차 양적완화의 실효성에 의문을 표시하는 발언들을 내놓으며 찬물을 끼얹었다. 이런 가운데 글로벌 경기를 가늠해볼 수 있는 대표적 산업재 업체인 캐터필러가 실적 전망을 낮춘 것도 우려를 조장했다.

찰스 플로서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Fed의 추가 자산 매입이 실업률이나 경제 성장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Fed가 지난 13일 3차 양적완화(QE3) 등 추가 부양책을 발표했을 당시에도 많은 전문가들이 큰 효과가 없을 것으로 우려했다.

세계 경기 둔화와 스페인 경제 위기 재발에 대한 우려는 이어졌다.

하지만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의 미래를 낙관한다고 밝혔다.
드라기 총재는 이날 "재정위기국이 경제 개혁에 대한 확고한 의지로 행동에 나섰고 ECB의 국채매입 결정도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적 전망을 낮춘 캐터필러가 4.25%나 급락했고, 전날 약세를 보였던 페이스북도 장중 반등세를 지키지 못하고 또다시 2.45% 하락했다. 애플 역시 전날에 이어 또 2.5% 하락했다.

AMD와 텍사스 인스트루먼트, 마이크론 등 주요 반도체칩 업체들도 FBR파이낸셜마켓의 목표주가 강등으로 2~5%씩 동반 하락했다. 구글도 약보합권에 머물렀다.

반면 리서치인모션(RIM)은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분기 가입자가 200만명 증가했다고 밝힌 뒤로 주가가 5% 가까이 급반등했다.

국제유가도 하락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1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56센트(0.6%) 떨어진 배럴당 91.37 달러에서 거래를 마감했다.

한경닷컴 증권금융팀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