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의 성장 잠재력은 여전히 크다.”(위융딩 중국 사회과학원 교수)

“아니다. 중국 내부의 정치적 불안이 계속될 경우 지속적인 성장을 낙관할 수 없다.”(팀 하포드 파이낸셜타임스 수석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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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 비전 컨퍼런스 2012’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한국의 최대 시장인 중국 경제의 앞날에 대해서도 치열한 토론을 벌였다. 한국의 중국 수출 의존도는 23%로 가장 높다. 하지만 10% 이상을 기록하던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7%대로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

○“중국 경제 반등할 것”

위융딩 중국 사회과학원 교수는 ‘금융위기 이후 아시아 및 한국 경제의 부상’이라는 주제의 세션에 참석, 중국 경제의 성장 잠재력을 높이 평가했다. 중국 세계경제학회장, 인민은행 화폐정책위원회 위원 등을 지낸 위 교수는 중국을 대표하는 거시경제학자다. 그가 속한 사회과학원은 중국 최대 연구기관이다. 위 교수는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이 중국 경제가 최악의 경우 4%대 성장에 그칠 수 있다고 경고했지만 현실성이 없는 얘기”라며 “올 하반기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7.5%로 중국 경제는 여전히 견고한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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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화가 지나치게 평가절하됐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강하게 반박했다. 최근 미국에선 미트 롬니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가 중국을 ‘환율 조작국가’라고 비난하는 등 중국이 의도적으로 위안화 가치를 떨어뜨려 수출을 늘려 왔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위 교수는 이에 대해 “위안화는 2005년에 비해 실질적으로 30% 이상 평가절상됐다”며 “이 때문에 중국의 일부 수출 기업은 위안화 가치 상승으로 가격경쟁력이 나빠져 제품 가격을 내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장밋빛 전망은 없다”

위 교수의 중국 경제에 대한 이 같은 낙관론과 달리 서방 전문가들은 중국이 과거와 같은 폭발적 성장을 보이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칼럼니스트 팀 하포드는 “향후 중국 경제를 낙관적으로 볼 수 없는 이유는 정치적 불안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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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연말 지도부 교체를 앞두고 시진핑 국가부주석 위기설, 보시라이 축출 등과 같은 권력 투쟁이 확산될 경우 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그는 “1978년 덩샤오핑이 시장경제를 받아들이는 등 나름의 노력을 통해 경제를 부흥시켰지만 최근 정치적 변수가 경제에 다시 부담을 주고 있다”며 “부동산 거품은 언제 빠질지 모르고 수출 위주 성장정책은 벌써 제동이 걸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폴 로머 뉴욕대 교수도 “중국이 과거에 빠르게 성장했다고 해서 앞으로도 그런 추세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조미현/이상은/정성택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