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답은 서비스산업에 있습니다.”

로버트 졸릭 전 세계은행 총재는 26일 코리아 비전 컨퍼런스 2012에 참석, 한국 경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이같이 제시했다. 한국이 당면한 글로벌 경제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중진국 함정에 빠지지 않고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서비스산업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것.

현대경제연구원과 한국경제신문 공동 주최로 서울 역삼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이 행사는 1000여명의 청중들이 모인 가운데 졸릭 전 총재, 폴 로머 뉴욕대 스턴경영대학원 교수, 팀 하포드 파이낸셜타임스 칼럼니스트, 위융딩 중국 사회과학원 교수, 랜달 존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한국·일본 담당관 등 세계적인 경제 전문가들이 참석해 세계 경제의 흐름을 진단하고 한국 경제가 풀어야 할 과제들을 제시했다.

우선 졸릭 전 총재는 한국이 계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개방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은 미국 유럽연합(EU)과 동시에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유일한 나라”라며 “지속적인 개방은 서비스산업 경쟁력 강화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리처드 돕스 맥킨지 글로벌연구소 소장도 서비스산업에 대한 인식 전환을 촉구했다. 그는 “서비스산업 하면 골드만삭스나 레스토랑 같은 것을 떠올리겠지만 한국은 그 이상의 잠재력을 갖고 있다”며 “인천공항, 중동의 건설 엔지니어링 사업 등은 성공한 서비스산업”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제조업처럼 세계 시장에 펼쳐 놓는 전략을 구사할 경우 얼마든지 승산이 있다는 것.

존스 한국·일본 담당관은 “한국은 그동안 많은 문제를 해결해온 노하우가 있기 때문에 경제민주화, 대북관계 등은 잘 해결할 수 있지만 성장과 관련 있는 저출산·고령화 문제는 해결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보육을 확대하고 의무 정년퇴직 제도를 폐지하는 등 근본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