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쯤 나는 스마트 폰을 구입해서 사용하기 시작했다. 아날로그에 익숙하고 그것을 선호했던 탓인지 디지털의 집적체로 일컬어지는 스마트폰에 대해서는 무관심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사회 환경의 급격한 재편과정이 나를 어지간히 불편하게 했던 모양이다. 얼리 어댑터(early adopter)는 못 되더라도, 교육자로서 시대에 뒤처지는 것은 여간 부끄러운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스티브 잡스가 생전에 주장했던 ‘생활의 혁신’이라는 말, 결코 공염불이 아니었다. 손가락이 화면에 닿는 순간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세계가 펼쳐졌던 것. 그 경험은 1990년대 인터넷 등장 만큼이나 강렬하고 짜릿했다. 하지만 그때와는 뭔가 다르다. 바로 대상과 소통하는 감각의 방식이 점차 바뀌고 있다는 점이다. 맥루한의 말대로 미디어가 인간 감각의 확장이라면, 미디어의 변화는 바로 감각의 변화를 수반하고 있다. 놀랍게도 우리나라 초등학생을 포함한 청소년들의 60% 정도가 스마트 폰을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 학생들이 사물과 정보를 인지하고 감각하는 방식은 기성세대와는 사뭇 다르다. 최근에 교과서 경향이 ‘지식형’에서 ‘활동형’으로 바뀐 것도 결코 이와 무관하지 않다.

미래 사회는 창의력, 문제 해결력, 재창조, 협력과 리더십, 융합적 사고, 소통, 경험을 중시한다고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와 전망에 따라 우리나라는 스마트 교육을 선도하기 위해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 교과부는 2015년까지 디지털 교과서를 보급해 종이교과서를 없애겠다고 발표했다.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시범학교 운영을 시작으로 각급 학교는 스마트 교육 환경에 적합한 유무선 네트워크 인프라 구축에 부산하다. 스마트 교육은 교육 공간과 시간의 확장은 물론 교육의 내용과 방법의 확장을 수반한다. 바람직한 변화라는 점에서 토를 달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학생과 교사, 학부모 간의 인간적 소통이 제대로 이뤄질 수 없다는 우려도 있다. 스마트 기기는 개별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에 스마트 교육에 노출되면 될수록 어릴 때부터 공동체 의식을 함양할 기회가 그만큼 더 적어질 것이다. 또 인터넷 중독을 부추기거나, 스마트 기기를 구입할 수 있는 자와 그렇지 못한 자 사이에 교육 격차를 유발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스마트 교육의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사회적 역량을 모아야 한다는 점에는 이의가 없다.

지금까지 수업이 학생 평균에 맞추었다면, 앞으로는 학생 개인의 능력 향상에 맞춰야 할 것이다. 또한 온라인을 통해 정보의 수집과 활용이 지금보다 훨씬 더 용이해질 것이다. 우리의 미래를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우리가 맞이할 미래의 모습은 달라지게 마련이다. 교육도 마찬가지다. 학생들이 어떤 미래를 상상할 수 있느냐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바로 그 중심에는 스마트 교육이 있다.

이준순 < 서울교총 회장 ang66666@daum.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