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교육·입시 '개혁 롤모델'로 제시

김상곤 경기도 교육감은 24일 "자율형 사립고, 외국어고 폐지를 포함한 대입 제도 전면 개편을 통해 '통합고등기초대학' 과 '혁신대학 네트워크' 를 만들어야 한다" 고 주장했다.

김 교육감은 이날 경북대 글로벌플라자에서 열린 '위기의 교육, 개혁의 길을 묻다' 주제의 전문가 초청 토론회에 발표자로 나서 이 같이 말했다.

김 교육감은 "대입 제도 왜곡으로 교육이 잘못되고 있다" 며 대안으로 통합고등기초대학과 혁신대학 네트워크를 제시했다. 그가 지난 3년간 경기도 교육청을 이끌며 도입한 혁신학교가 좋은 평가를 받은 만큼 대학교육에도 이와 비슷한 개념을 적용해 바꿔나가자는 것이다.

그는 과도한 입시 경쟁 해결을 위해 개별 대학을 없애고 통합고등기초대학으로 입학케 할 것을 제안했다. 이후 서울대를 포함한 지역거점국립대들을 중심으로 혁신대학 네트워크를 구축한 뒤 이들 대학을 특성화 시켜 전공에 따라 캠퍼스별로 진학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특히 김 교육감은 몇몇 대학을 롤 모델로 주목했다. 교양교육 체제를 전면 개편한 경희대와 반값 등록금 실시 이후 대입전형 혁신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서울시립대가 대표적이다.

그는 "경희대는 '후마니타스 칼리지' 과정을 도입해 독서와 토론, 체험과 실천 중심의 교육 커리큘럼을 만들었다" 며 "학생들을 창의성과 지성을 갖춘 시민으로 길러낼 수 있는 틀을 갖췄다" 고 평가했다.

이어 "이런 프로젝트가 단순히 한 대학에 그쳐선 안 되며 거대한 대학 혁신 프로젝트를 구상해야 한다" 고 강조했다.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를 통합고등기초대학의 롤 모델로 삼을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김 교육감은 또 최근 서울시립대의 대입 제도 개선을 위한 실험적 시도도 눈 여겨 봐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립대가 학내 뿐 아니라 다양한 주체를 대상으로 한 토론회를 열어 여러 의견을 수렴하는 데 대해 높은 점수를 줬다.

그는 "서울시립대의 이러한 의미 있는 시도 역시 한 대학에 그쳐선 안 된다" 며 "더욱 바람직한 것은 국립대가 공공성과 사회적 책무성의 관점에 입각한 입학 전형안을 제시하는 것" 이라고 역설했다. "지금은 국립대와 사립대 간 입학 전형에 큰 차이가 없는데 반드시 개선돼야 할 부분" 이라고도 했다.

이날 토론회는 대구경북 민주화를 위한 교수협의회(민교협)와 경북대 민교협이 공동 주최했다. 김 교육감은 민교협 공동의장과 전국교수노조 위원장을 지낸 진보 성향 학자로 2009년부터 경기도 교육감을 맡아 △무상급식 △학생인권 △교육자치 등 교육개혁을 주창해 왔다.

한경닷컴 김봉구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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