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된 90년대식 주점 '밤과 음악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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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 스토리 - 1990년대 추억에 투자하다
연매출 200억원대…전국에 매장 19개
기업·자산가들 "투자하고 싶다" 제의
연매출 200억원대…전국에 매장 19개
기업·자산가들 "투자하고 싶다" 제의
김 사장은 “2004년 ‘스튜디오80’이란 7080클럽을 세웠지만 흥행에는 성공하지 못했다”며 “2년 뒤 밤과 음악사이를 만들며 1990년대 음악을 틀었더니 30대들의 열광적인 반응이 돌아왔다”고 말했다.
밤과 음악사이는 승승장구했다. 홍대점에서 벌어들인 돈으로 서울 강남의 유명 클럽인 ‘할렘’ 등 전국 18개 클럽을 차례차례 인수했다. 자산을 인수하기보다는 각 클럽의 지분을 50~60%씩 사들이는 전략을 썼다. 덕분에 매장 수는 6년 만에 19개로 불어났다. 연매출은 200억원 수준으로 확대됐다.
밤과 음악사이의 성장에는 김 사장과 친분이 있는 1990년대 인기 가수들이 한몫했다. 클론의 강원래 씨는 인수·합병(M&A) 과정에서 화곡점 등 3개 점포에 각각 10% 안팎의 지분을 투자했다. 클론의 다른 멤버 구준엽 씨는 밤과 음악사이 간판에 쓰인 ‘가요 리믹스’란 글자를 디자인해줬다. 김 사장은 “밤과 음악사이가 잘된다는 소문이 돌자 몇몇 기업과 거액 자산가들로부터 ‘투자하고 싶다’는 제의도 들어온다”고 말했다.
밤과 음악사이는 ‘역대 케이블TV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드라마’로 등극한 ‘응답하라 1997’을 낳았다. 이 드라마를 제작한 신원호 PD가 이 클럽에 들렀다가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한다. 밤과 음악사이가 히트를 치면서 비슷한 스타일의 업소가 홍대는 물론 서울 강남 등지에도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다. 최근에는 터보 멤버였던 김정남 씨가 홍대 인근에 ‘아이러브케이팝’을 열었다. 인테리어는 현대식이지만, 음악은 1990년대 가요가 중심이다.
김태호/정소람 기자 highk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