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프레젠테이션을 잘하기 위해 ‘진정성을 갖춘 설득력’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주장의 논리적 연결은 물론 표정까지 신경을 써 얼마나 설득력 있게 청중을 이해시키느냐가 관건이라고 생각했거든요.”

한국경제신문과 독일계 글로벌 특수화학기업인 ‘랑세스’가 주최한 ‘제3회 랑세스·한국경제 프레젠테이션 챌린지’가 20일 서울 성균관대 600주년 기념관에서 열렸다.

대학생들의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프레젠테이션을 통한 국제적 의사표현 능력 향상 등을 목표로 진행한 이번 대회에는 예선부터 전국 대학생 190여개팀이 참가해 열띤 경쟁을 펼쳤다. 이날은 지난 7월부터 치열한 예선을 거쳐 올라온 8개팀이 최종 우승자를 가리는 자리였다. 이번 대회는 참가자들의 발표부터 사회, 질의응답, 심사위원 심사평까지 모두 영어로 이뤄졌다.

대상은 부산대 학생들로 구성된 ‘기빙트리(Giving Tree)’팀이 차지했다. 이들은 우승 비결로 프레젠테이션의 ‘진정성’을 꼽았다. 기빙트리팀의 발표 내용은 기부문화 확산을 위한 교통카드 소액 기부법 제안. 교통카드를 사용할 때마다 자동으로 60원씩 자신이 원하는 분야로 기부되도록 하자는 것.

이 팀은 한국의 기부문화가 정착되지 못한 이유가 복잡한 기부시스템, 기부금의 불투명한 사용, 기부는 부자가 하는 것이라는 잘못된 인식이라고 분석하고 이 같은 대안을 냈다. 기빙트리팀 정유정 씨(부산대 무역학과 4학년)는 “우리 제안은 기부의 간단함과 투명성이 동시에 보장된다”며 “이 시스템이 도입되면 누구나 언제 어디서든 할 수 있는 기부문화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팀의 리더로 발표를 맡았던 한동옥 씨(부산대 지역환경시스템공학과 3학년)는 “지난 5개월 동안 거의 대회 준비에만 매달렸다”며 “팀원들과 끊임없이 토론하면서 표정부터 동작, 논리적 연결성, 디테일한 디자인 하나까지 신경을 썼던 게 다른 팀과의 차별화를 만들어 낸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심사위원들은 “대학생다운 참신한 아이디어로 실현 가능한 현실적 대안을 설득력 있게 제시했다”며 “발표 주제나 동작, 분위기, 청중을 대하는 자신감 있는 태도까지 모든 면에서 뛰어났다”고 평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심사위원으로 참가한 프레젠테이션 여왕 나승연 전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위 대변인은 “먼저 대학생들의 뛰어난 영어 프레젠테이션 능력에 놀랐고, 다양하고 흥미로운 발표 주제에 한 번 더 놀랐다”고 평가했다. 심사위원장을 맡은 피터 바인바르 랑세스 한국·일본 총괄대표는 “참가팀 전원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며 “사회를 보다 나은 방향으로 개선하고자 하는 대학생들의 고민을 엿볼 수 있었던 의미있는 대회였다”고 평했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