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위기와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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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언제나 도전과 응전의 반복
갈림길에서의 선택이 성패 갈라
박재영 < 국민권익위 부위원장 겸 사무처장 >
갈림길에서의 선택이 성패 갈라
박재영 < 국민권익위 부위원장 겸 사무처장 >
행정안전부(당시 행정자치부) 균형발전본부장으로 발령받아 근무할 때였다. 80여명의 인력으로 본부 조직을 새롭게 만들다보니 여러 부서에서 직원들을 불러 모았던 터라 업무 방향을 설정하기도 어려웠다.
나는 ‘위기이자 기회다’라는 제목으로 현재 시점에서 위기이자 동시에 기회인 요소를 메모하기 시작했다. 신생조직이라는 점과 정해진 일이 없다는 점 등이 위기 요소였고, 반면에 신생조직이기에 하는 일이 모두 성과로 나타날 수 있다는 점과 조직에서 관심이 많다는 점 등이 기회 요소였다.
이 메모를 가지고 전 직원이 모여 오후 내내 워크숍을 했다. 별로 재미는 없었지만 나름대로 진지하게 팀 업무의 발전 방향을 생각해 보았고 각오도 엿보였다.
그리고 2년 넘는 재임기간 동안 늘 이 말을 입에 달고 다니면서 직원들에게 그때그때 위기 요소와 기회 요소를 정리해 보라고 독려했던 기억이 난다.
아울러 ‘각자 가지고 있는 업무를 다 끄집어내어 현재 상황을 분석한 다음 정책마다 위기는 무엇이고, 기회는 무엇인지 파악한 뒤 일을 벌여 보자. 일만이 우리의 존재를 나타내는 것이다’고 강조하면서 현안마다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외부 전문가를 활용, 심층적인 토론을 거쳐 정책을 만들도록 했다. 자전거TF, 온천TF, 공중화장실TF, 옥외광고TF, 지역경제TF, 살기좋은 지역 만들기TF 등….
그땐 정말 다들 정신없이 일했다는 생각이 든다. 덕분에 업무실적도 상당했고 팀마다 현안별로 TF를 만들어 일을 추진하다 보니 조직이 활기를 갖고 수많은 정책대안을 만들어 낼 수 있었던 것 같다.
본부장으로 부임해 거의 2년이 지난 뒤 나는 역으로 ‘기회이자 위기’라는 말을 꺼냈다. 그때 일을 벌이고 나름대로 성과도 있지만 정부가 바뀌면 어떻게 될까? 이 정책이 그대로 살아남을까? 축소되거나 없어진다면 무슨 문제가 있을까? 등 여러 가지 고민이 생겼다.
직원들도 각자 맡은 업무의 기회 요소와 위기 요소를 분석해 보면서 그간 추진해온 일에 대한 자부심과 앞으로의 위기 요소에 대한 우려를 고민했다.
2008년 전남 행정부지사로 자리를 옮기게 됐는데 직원들이 기념패를 하나 만들어 주었다. 제목이 ‘위기이자 기회, 기회이자 위기’였다. 이 글을 쓰면서 패를 다시 보니 감회가 새롭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우리나라 역사에서 위기가 아닌 때가 있었을까? 모든 조직이나 개인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역사학자 토인비가 말한 도전과 응전에서 도전은 위기요, 응전은 기회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지금도 새로운 자리에 가면 가장 먼저 ‘위기이자 기회’라고 하면서 위기 요소와 기회 요소를 종이에 적어보라고 한다. 어느 조직이나 개인이나 늘 위기이자 기회, 기회이자 위기가 있기 마련이다. 이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살아남느냐, 사라지느냐의 갈림길이 아닐까 싶다.
박재영 < 국민권익위 부위원장 겸 사무처장 pjy5454@korea.kr >
나는 ‘위기이자 기회다’라는 제목으로 현재 시점에서 위기이자 동시에 기회인 요소를 메모하기 시작했다. 신생조직이라는 점과 정해진 일이 없다는 점 등이 위기 요소였고, 반면에 신생조직이기에 하는 일이 모두 성과로 나타날 수 있다는 점과 조직에서 관심이 많다는 점 등이 기회 요소였다.
이 메모를 가지고 전 직원이 모여 오후 내내 워크숍을 했다. 별로 재미는 없었지만 나름대로 진지하게 팀 업무의 발전 방향을 생각해 보았고 각오도 엿보였다.
그리고 2년 넘는 재임기간 동안 늘 이 말을 입에 달고 다니면서 직원들에게 그때그때 위기 요소와 기회 요소를 정리해 보라고 독려했던 기억이 난다.
아울러 ‘각자 가지고 있는 업무를 다 끄집어내어 현재 상황을 분석한 다음 정책마다 위기는 무엇이고, 기회는 무엇인지 파악한 뒤 일을 벌여 보자. 일만이 우리의 존재를 나타내는 것이다’고 강조하면서 현안마다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외부 전문가를 활용, 심층적인 토론을 거쳐 정책을 만들도록 했다. 자전거TF, 온천TF, 공중화장실TF, 옥외광고TF, 지역경제TF, 살기좋은 지역 만들기TF 등….
그땐 정말 다들 정신없이 일했다는 생각이 든다. 덕분에 업무실적도 상당했고 팀마다 현안별로 TF를 만들어 일을 추진하다 보니 조직이 활기를 갖고 수많은 정책대안을 만들어 낼 수 있었던 것 같다.
본부장으로 부임해 거의 2년이 지난 뒤 나는 역으로 ‘기회이자 위기’라는 말을 꺼냈다. 그때 일을 벌이고 나름대로 성과도 있지만 정부가 바뀌면 어떻게 될까? 이 정책이 그대로 살아남을까? 축소되거나 없어진다면 무슨 문제가 있을까? 등 여러 가지 고민이 생겼다.
직원들도 각자 맡은 업무의 기회 요소와 위기 요소를 분석해 보면서 그간 추진해온 일에 대한 자부심과 앞으로의 위기 요소에 대한 우려를 고민했다.
2008년 전남 행정부지사로 자리를 옮기게 됐는데 직원들이 기념패를 하나 만들어 주었다. 제목이 ‘위기이자 기회, 기회이자 위기’였다. 이 글을 쓰면서 패를 다시 보니 감회가 새롭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우리나라 역사에서 위기가 아닌 때가 있었을까? 모든 조직이나 개인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역사학자 토인비가 말한 도전과 응전에서 도전은 위기요, 응전은 기회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지금도 새로운 자리에 가면 가장 먼저 ‘위기이자 기회’라고 하면서 위기 요소와 기회 요소를 종이에 적어보라고 한다. 어느 조직이나 개인이나 늘 위기이자 기회, 기회이자 위기가 있기 마련이다. 이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살아남느냐, 사라지느냐의 갈림길이 아닐까 싶다.
박재영 < 국민권익위 부위원장 겸 사무처장 pjy5454@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