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보험사에 적용돼온 ‘저축보험 15년 만기 제한’을 처음 깬 상품이 등장했다.

메리츠화재 송진규 사장(사진)은 다음달 1일 창립 90주년을 맞아 신개념 보험상품 ‘(무)케어프리보험 M-배스킷 1209’를 선보인다고 11일 밝혔다. 일반 정기보험과 연금, 저축보험, 자동차보험 등 다양한 상품을 한 ‘바구니’에 담아 관리하는 게 특징이다.

보험업계에선 이 상품이 결합 방식으로 설계돼 저축보험의 만기 15년 제한을 피해간 점에 주목하고 있다. 손보협회는 ‘손보사들도 만기 15년 이상인 저축성 보험을 판매할 수 있게 해달라”며 당국에 수차례 건의했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메리츠화재는 케어프리보험에 저축보험과 연금을 합칠 수 있도록 만들어 이런 제한을 극복했다. 예컨대 소비자는 이 보험의 저축상품에 가입해 15년간 유지한 뒤 만기 때 즉시연금이나 월납 형태의 일반 연금으로 갈아탈 수 있다. 15년 후 연금 전환 시 사업비(일종의 수수료)가 최소화된다. 연금 사업비를 절반 이하로 낮추기 때문에 새로 가입할 때에 비해 소비자 혜택이 크다는 설명이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다양한 보험상품을 결합하면서 모집수당 등을 대폭 줄일 수 있게 됐다”며 “여기서 발생하는 비용절감 효과를 회사 수익으로 가져가지 않고 고객에게 모두 돌려준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메리츠화재는 케어프리보험에 업계 최초로 ‘현물급부 보장’을 넣었다. 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은 간병인 서비스를 최장 180일까지 지원해주는 게 골자다. 암 진단 때는 진단자금은 물론 5년간 고가의 건강검진(PET-CT) 서비스를 제공한다.

파격적인 3년 약정형 자동차보험도 이 결합상품 바구니에 담을 수 있다. 자동차보험을 번거롭게 매년 갱신할 필요가 없다. 갱신 때마다 최대 2%까지 보험료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할인율은 최대 15.1%다. 손보사 중에선 최초로 무배당 연금도 합칠 수 있다. 무배당 연금은 사업비 절감 효과가 가장 큰 상품이다. 연금 저축보험 자동차보험 등 결합상품 내용이 많아질수록 할인율이 커지는 구조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