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중 국내외에서 예정된 이벤트들이 하나둘 가시권으로 다가오면서 투자자들의 불안심리도 커지고 있다. 국내외 대형 이벤트들이 줄줄이 코 앞으로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11일 오전 10시 33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5.06포인트(0.26%) 1919.64를 기록하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지난주 유럽중앙은행(ECB)의 무제한 국채매입(OMT) 계획에 힘입어 반짝 상승했다가 전날부터 상승 탄력이 둔화되는 모습이다.

12일(현지시간) 독일 헌법재판소 유로안정화기구(ESM) 위헌 여부 판결과 네덜란드 총선 결과가 나오고 이어 13일에는 미국 중앙은행(Fed)의 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가 시작된다. 대내적으로도 9월 동시만기일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등도 예정돼 있다.

증시전문가들은 이벤트들에 대한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박스권 내 등락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류용석 현대증권 연구원은 "국내 지수의 방향성과 밀접한 상관관계를 맺는 외국인 선물 매매 포지션이 ECB 호재 이후 다시 매도 우위로 돌아섰다"며 "총합 기준으로 보면 지난 6일과 7일 6000계약 순매수했던 만큼 그대로 순매도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선물 포지션이 매도 우위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시장의 하락 가능성도 염두해둘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류 연구원은 "외국인 선물 포지션이 매도 우위를 보이고 있는 것은 장기적으로 현물 매수에 대한 위험회피 수단과 주중 있을 이벤트에 따른 변동성을 대비한 것"이라며 "무엇하나 확실한 게 없는 상황에서 어느 이벤트에 더 집중할지도 고민해봐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외국인 자금 유입 흐름에서 뚜렷한 방향성을 찾기 어렵다는 점도 불안심리를 키우는 부분이다.

김수영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5일까지 1주일간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주식시장에서는 13억3000만달러가 순유출돼 2011년 12월말 이후 최대 수준의 유출을 기록했다"며 "국내 시장에서 8월 외국인은 2조2000억원의 채권을 순매도하고 6조6000억원의 주식을 순매수했는데 주식 매수자금 중 4조5000억원이 단기적인 성향이 강한 유럽계 자금으로 추세적인 자금유입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일부에서는 주중 예정된 미국 애플의 '아이폰5' 공개가 다른 정책 이벤트들보다 국내 증시에 더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하고 있다. 아이폰 수혜주 등을 중심으로 투자심리가 되살아날 수 있다는 것이다.

곽병열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애플을 전세계 시가총액 1위로 도약시킨 최고의 히트상품인 아이폰 출시는 삼성전자를 비롯한 세계 IT 가치 사슬에 커다란 파급효과를 줄 핵심변수"라며 "삼성전자의 입장에서도 제품간 경쟁구도에 따른 실적 추정의 변화 가능성과 애플의 신제품을 견제하기 위한 마케팅비용 증가 등 실적 불확실성은 커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곽 연구원은 이어 "그러나 애플 플레이(Apple Play), 즉 애플 수혜주 성격의 옐로칩(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으로의 접근 전략은 유효할 수 있다"며 "삼성전자가 코스피 지수 내 16.5%의 시가총액 비중을 지닌 점을 감안하면 삼성전자 쏠림현상 완화는 반사적인 대체수요를 자극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장 전반적으로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배당주가 좀 더 안정적인 투자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장희종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주요 이벤트가 예정된 상황에서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불확실성을 피하고 싶은 투자자라면 계절적으로 안정된 성과를 보여왔던 배당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기업이익의 절대 수준이 부진했거나 증시 전반적인 상승 기대가 컸던 2009년과 같은 시기를 제외하면 대체로 하반기 들어 양호한 성과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KDB대우증권은 관심을 가져볼 만한 배당주로 한라건설, 한전KPS, GKL, 대덕전자, 현대증권, 한라공조, 한국금융지주, 이수화학, 지역난방공사, 파트론 등을 제시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