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해 가져오시는 '이모팬' 고마워"

올해 메이저대회인 US여자오픈 골프대회를 제패하고 모처럼 국내 대회에 출전한 최나연(25·SK텔레콤)이 팬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최나연은 8일 충남 태안 골든베이 골프장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한화금융 클래식 3라운드를 마치고 "이번 대회가 태안에서 열렸는데도 팬 분들이 많이 와주셨다"면서 함박웃음을 지었다.

첫날부터 '국내 1인자' 김자영(21·넵스)과 한 조에서 경기해 구름갤러리를 몰고 다녔던 최나연의 인기는 주말에도 식지 않았다.

골프를 즐기는 남성팬들도 많지만, 중성적인 묘한 매력 덕분에 여성팬들로부터 특히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이날도 최나연이 플레이할 때마다 "멋있다"고 외치는 여성 갤러리를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었다.

1라운드를 마치고 "김자영의 '삼촌팬'이 부럽다"고 했던 최나연은 이번에는 "이모팬이 최고"라고 외쳤다.

그는 "그날 이후 여기저기서 연락을 받았다.

'삼촌팬 부러워하지 말라'는 것이었다"면서 "남성팬들은 음식을 못해주시지만, '이모팬'들은 고기와 찜닭을 준비해서 가져오시기도 한다"면서 자랑을 늘어놓았다.

2008년 미국 무대에 진출한 이후 1년에 한 번 이상은 국내 대회에 출전해 팬들을 만난 최나연은 한국 투어의 발전을 위한 충고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첫날 (박)세리 언니가 말한 것처럼 경기가 6시간 걸리는 것은 문제가 있다.

이것은 선수들의 집중력 문제"라면서 "홀과 홀 사이, 세컨드 샷을 하러 갈 때 선수들이 빨리 걸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 시간 자체도 오전과 오후로 나눠서 하면 공평할 것이다.

5시간 넘게 4일 동안 경기를 하면 집중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이 대회 초대 챔피언에 오른 최나연은 변덕스러운 바람에 고전하며 3라운드까지 이븐파 216타를 써내 공동 6위에 올라 있다.

최근에 드라이버를 교체했으나, 이틀째 타수 줄이기에 실패하면서 셋째 날에는 예전에 사용하던 드라이버를 다시 잡을 정도로 경기 운영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그는 "후반으로 갈수록 바람이 많이 돌아서 고민을 많이 했고, 100% 확신을 하지 못한 채 치는 상황도 있었다"고 털어놓으면서 "핀 위치도 선수로서는 도저히 꽂을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할 정도로 까다로웠다"고 밝혔다.

이어 "내일 날씨가 궂으면 코스가 더 어려워질 것 같아 캐디가 이미 핀 위치를 다 파악해뒀다"면서 "비가 내리거나 바람이 많이 불면 공격적으로 하기보다는 안정적으로 경기하겠다"고 말했다.

(태안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song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