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광주서 압승…결선 투표 '아슬아슬'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선출 경선의 분수령으로 꼽혀온 광주·전남의 표심은 문재인 후보를 택했다.

문 후보는 6일 광주 염주체육관에서 열린 광주·전남 경선에서 3만3909표(48.46%)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8연승째다. 이 곳을 역전의 발판으로 기대했던 손학규 후보는 2만2610표(32.31%)를 얻어 2위에 그쳤다.

김두관 후보가 1만1018표(15.75%)로 3위를, 정세균 후보가 2435표(3.48%)로 4위를 기록했다. 이날 경선은 총유권자 13만9276명 가운데 6만9972명이 참여, 50.24%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모바일 투표율은 61.99%를 보였다.

문 후보는 2위와의 큰 표차로 1위를 차지했으나 과반 득표에는 실패, 2위 후보와의 결선투표 가능성을 차단하지는 못했다. 문 후보의 8개지역 누적득표율은 46.81%를 기록 중이다.

하지만 역대 대선 경선에서 광주·전남 승자가 최종 후보로 낙점받았던 전례에 비춰 문 후보가 사실상 정통성을 부여받은 결과라고 문 후보 측은 평가했다. 특히 호남 일각의 ‘반친노’ 정서를 뚫었다는 데 의미를 뒀다.

문 후보는 경선결과 발표 직후 “광주 전남 시민들께서 섭섭하신 점도 많이 있을 텐데 다 털어내시고 민주당 후보로서 정통성을 부여해주시고 날개를 달아줬다”며 “이 분위기를 살려서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루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손 후보는 3위 김 후보의 추격을 따돌린 데 만족해야 하는 아쉬운 결과였다. 전날까지 김 후보에게 2400여표로 쫓기던 손 후보는 이곳 경선을 통해 격차를 1만4000여표차로 벌렸다. 김 후보는 남아 있는 부산, 대구·경북 등 상대적으로 유리한 영남지역에서 만회하지 못할 경우 결선투표행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이날 광주·전남 경선은 연일 계속되는 모바일 투표 논란으로 행사 직전까지 긴장감이 감돌았으나 큰 사고없이 마무리됐다.

모바일 투표를 둘러싼 후보 간 설전도 이어졌다.

손 후보는 “특정 세력의 ‘모발심(모바일 표심)’이 민주당을 짓밟고 있다”며 모바일 투표에 대한 강한 불신감을 드러냈다. 이에 문 후보는 “2007년 대선 후보경선 때 모바일 투표 비율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던 분이 지금은 이길 수 없으니 100만 시민과 당원을 정체불명의 세력이라고 하고 있다”며 반박했다.

광주=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