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 두 가지 괴리 현상이 존재한다.

첫째는 거시 변수와 주가 사이의 괴리다. 과거 경기가 바닥까지 떨어질 경우 주가도 40% 이상 하락하는 예가 많았다. 지금은 경기가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고점과 별 차이가 없는 상태다.

둘째는 거시 변수와 기업 실적 간 괴리다. 지난 몇 분기 동안 경제지표보다 기업 실적이 좋았다. 미국이 특히 심해 경제성장률이 1%대를 벗어나지 못하는 동안에도 기업 실적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비용을 줄이려는 노력 때문인데, 이런 현상으로 인해 기업 실적의 영향력이 줄어들고 있다.

괴리 현상은 주가를 변화시키고 있다. 주식시장이 코스피 2000포인트의 벽을 넘으려면 경기 회복을 통해 괴리 현상이 줄어들어야 한다. 이 때문에 시장이 다른 어느 때보다 국내외 경기지표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지만 아직 변화된 모습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투자자들은 변화의 단초를 경기 부양 대책에서 찾고 있다. 문제는 나올 수 있는 정책이 3차 양적완화 같은 부양 대책보다 재정 절벽과 유럽 재정위기 같은 방어 대책이 주를 이룬다는 점이다. 위기를 막는 데는 역할을 할지 모르지만 경기 부양과 관련해서는 실효성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시장이 한계에 부딪치면서 종목 흐름도 바뀌고 있다. 대형주보다 중소형주가, 코스피보다 코스닥시장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데 8월에 이미 그 가능성이 보였다. 종목 흐름의 변화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다. 대형주 중에서 새로운 고점을 만들 수 있을 정도로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 종목이 없다. 시장의 빠른 회복도 기대하기 힘들다. 순환매가 예상되는데 종목 선택의 기준은 어떤 주식이 더 떨어지고 반등이 작았는가에 맞춰야 한다.

이종우 < 아이엠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