週 8시간 일 덜하면서 생산성 유지…현대차 노사 '글로벌 질주' 윈윈 협상
현대자동차 노사가 30일 주간연속 2교대제 실시에 잠정 합의하며 올해 임금 협상의 마무리 수순에 들어갔다. 이로써 현대차는 1967년 창립 후 45년 만에 밤샘근무제 폐지를 앞두게 됐다. 현대차 노사 협상 타결로 민주노총이 주도해온 ‘하투(夏鬪)’도 동력을 잃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週 8시간 일 덜하면서 생산성 유지…현대차 노사 '글로벌 질주' 윈윈 협상
현대차 노조는 9월3일 조합원 총회를 열어 잠정합의안 수용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총회에서 가결되면 현대차는 2013년 3월4일부터 심야근무가 사라지는 주간연속 2교대제를 도입하게 된다. 지난 7월부터 진행한 노조의 파업도 끝나게 된다.

잠정합의에서 노조는 근무시간 감소에 따른 생산량을 유지하고 사측은 근로자들의 건강권을 확보해줬다는 점에서 ‘윈-윈(win-win)’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내 대표적인 사업장 중 하나인 현대차에서 주간연속 2교대제를 전격 도입함에 따라 다른 완성차 업체는 물론 부품업체에도 근무제 전환 요구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조철 한국산업연구원 주력산업팀장은 “국내 자동차 부품업체들은 현대차 의존도가 큰 만큼 공장이 돌아가는 패턴도 함께 맞춰서 생산하고 있다”며 “현대차가 주간연속 2교대제를 도입하면 부품업체들도 이에 대한 강한 요구를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근무제 전환과 함께 현대차 노사합의의 최대 변수로 작용했던 ‘비정규직 정규직화’ 문제에 대해서는 임협이 아닌 특별협의를 통해 따로 다루기로 합의했다.

노사 잠정합의안에 따르면 현재 주야 10시간씩 교대로 운영되는 근무형태가 내년 3월부터 오전 8시간, 오후 9시간 일하는 주간연속 2교대제로 바뀐다. 근로자 하루 평균 근로시간이 1.5시간 줄어들어 주간 8시간가량 감소한다.

노사는 근무시간이 줄어들더라도 생산량은 현 수준을 유지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주간연속 2교대제가 실시되면 연간 생산량이 161만2000대에서 142만7000대로 11.5%(18만5000대)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노사는 시간당 차량 생산대수를 나타내는 UPH(unit per hour)를 30대 올리기로 했다. 현대차 생산공장의 현재 평균 UPH는 402UPH 정도이므로 432UPH까지 올라가는 셈이다. 일각에선 임금만 오르고 생산성을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현대차 관계자는 “UPH를 30대 올리면 연간 총 10만7000대의 생산량을 만회할 수 있다”며 “이 밖에 조회시간과 안전교육시간 등 하루 30~40분간의 자투리 시간을 알뜰하게 가동시간으로 돌리면 7만7000대를 추가 생산할 수 있어 감산량을 보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기아차는 세계 자동차업계의 위기 속에서 노사 합의를 이끌어 내 올해 700만대 생산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심야근로를 없애 직원들의 건강과 삶의 질을 개선하고 품질 향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최진석/울산=하인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