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 생산은 고객이 있는 시장 근처에서, 쇳물 생산은 광산 근처에서.’

포스코의 해외 진출 전략은 이렇게 요약된다. 포스코는 철강 수요가 한정돼 있는 국내 시장을 넘어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글로벌 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고 있다. ‘U&I 라인’과 ‘a벨트’로 불리는 글로벌 철강벨트 구축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U&I 라인’은 몽골 카자흐스탄 인도 인도네시아 베트남 미얀마 중국을 아우르는 U축과 북미 중미 남미를 연결하는 I축을 뜻한다. 우선 중앙아시아, 동남아, 중국을 잇는 U라인의 주요 추진 사업으로는 카자흐스탄의 UKTMP와 합작을 통한 티타늄슬래브 공장 착공, 파키스탄 TSML 지분 인수, 인도네시아 일관제철소 착공, 베트남 냉연공장 준공, 중국 아연도금강판(CGL) 공장 착공 등이 있다.

인도에서는 오리사주와 카르나타카주에서의 일관제철소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일관제철소는 제선, 제강, 압연의 세 공정을 모두 갖춘 제철소를 말한다. 또 인도 현지 철강업체인 세일과 파이넥스(직접제강법) 사업 협력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파이넥스는 포스코의 고유 기술로 자연 상태 가루 모양의 철광석과 일반탄을 사용해 쇳물을 생산하는 설비다. 가루를 일단 고체로 만들어야 하는 다른 공법에 비해 비용이 적게 들어가는 환경 친화적인 혁신 기술이다. 올 상반기에는 인도 마하라슈트라주에서 고부가가치 제품인 무방향성 전기강판 공장을 착공하고, 아연도금강판 공장을 준공하기도 했다.

몽골에서는 석탄자원 개발과 코크스 제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코크스는 석탄을 건조해서 만든 탄소질의 고체연료로 제철 공정에 쓰인다. 미얀마에선 대우인터내셔널을 앞세워 가스전과 자원 개발을 하고 있다. 2010년 인도네시아에서 동남아 최초로 착공한 일관제철소에서는 내년부터 연 300만의 쇳물이 나올 예정이다.

또 다른 축인 I라인은 북미, 중미, 남미를 잇는 아메리카 대륙을 가리킨다. 포스코는 1986년 미국의 US스틸과 합작해 최초의 해외 생산기지인 UPI를 캘리포니아주에 설립했다. UPI는 연산 140만 규모의 냉연공장으로 자동차용 냉연강판 등 고급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2009년에는 미주 지역의 자동차 회사를 타깃 고객으로 삼아 멕시코 타마울리파스주에 45만 규모의 아연도금강판 공장을 설립했다. 지난해 5월 현지에서의 자동차강판 공급 요청이 지속적으로 늘어나 50만 규모의 제2공장을 증설하기로 했다.

지난해 9월에는 콜롬비아 자원개발 전문회사인 블루퍼시픽과 합작사를 설립해 철광석과 석탄을 비롯한 광물자원을 공동 개발하기로 합의했다. 콜롬비아의 대표적 자동차 부품업체 파날카와는 강관 사업을 함께 하기로 했다.

‘a벨트’인 아프리카에서는 자원 개발에 힘쓰고 있다. 모잠비크와 짐바브웨, 남아프리카공화국 3국과 콩고를 잇는 ‘a’라인은 자원 확보를 위해 반드시 진출해야 하는 지역이라는 판단에서다. 정준양 회장은 지난해 1월 카메룬, 짐바브웨, DR콩고, 에티오피아 등 아프리카 4개국을 방문했다. 철강 제조에서 가장 중요한 철광석 및 유연탄 등의 자원개발 협력을 위해서다.

작년 7월에는 케냐·탄자니아·남아공·DR콩고·에티오피아를 연속 방문해 각국 정상과 장관, 글로벌 파트너사 최고경영자(CEO) 등을 만나 자원 확보와 현지 사업 개발 등에 관한 협력관계를 구축했다. 각종 광물자원이 풍부해 개발 잠재력이 큰 탄자니아에서는 철광석·석탄·니켈·망간 등의 자원개발에 대해 논의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