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는 LG텔레콤 LG데이콤 LG파워콤이 2010년 1월1일자로 합병해 새롭게 출범한 종합 유무선 통신회사다. 3사의 성공적인 합병으로 합병 전에 비해 외형은 비약적으로 커졌다. 그러나 외형 기준으로 여전히 국내 4개 통신사 가운데 3위 자리에 머물러 있다. 가입자 등 규모에서도 SK텔레콤과 KT에 상대적으로 열세인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이동통신 시장의 과열 경쟁과 이에 따른 실적 부진으로 인해 LG유플러스의 시가총액은 합병 전 대비 10%가량 감소한 3조9000억원 수준이다. 외국인 지분율 또한 합병 직후에 비해 크게 낮은 21%대에 불과하다.

○LTE 서비스로 사업환경 호전

우리나라 통신서비스 업종은 지난 12년간 차별화와 차별개선 과정을 반복하며 꾸준한 진화를 거쳤다.

서비스 초기에는 통화 품질과 번호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으로 차별화됐으나 번호 이동제도가 시작된 2004년 이후 사업자 간 차별성이 급격히 사라졌다. 2007년 3세대 이동통신 서비스가 시작되면서부터는 다시 단말기 부문의 차별화가 나타났다.

2009년 말 아이폰 출시 이후에는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간 차별화가 극대화됐다. 네트워크 속도 차이를 소비자들이 인지하기 시작해서다. 특히 선호도가 큰 아이폰과 갤럭시 모델은 SK텔레콤과 KT에서만 우선 구입할 수 있었다.

하지만 작년 말 롱텀에볼루션(LTE) 서비스가 본격 시작되면서 통신 3사 간 네트워크, 단말기, 서비스, 주파수 경쟁력이 다시 사라지기 시작했다. 단말기는 3사에서 대부분 동시 출시되고 있고 네트워크 속도 차이도 미미해졌다.

후발 주자인 LG유플러스는 빠른 전국망 구축을 통해 커버리지 측면에서는 우위를 갖추게 됐다. 이동통신 사업의 경쟁력 관점에서 3사 간 차이가 거의 없어졌다는 얘기다. 이런 상황에서 사업자들이 선택할수 있는 차별화 전략은 서비스 요금과 보조금 정도다.

신규 시장의 30%만 가져가도 되는 LG유플러스 입장에서는 다른 사업자에 비해 싼 요금에 더 많은 혜택을 소비자들에게 줘야 할 유인이 적었다. 경쟁력 격차가 작은 상황에서 3개 사업자는 신규 시장 비중을 이론적으로 3 대 3 대 3으로 가져가는 게 합당하기 때문이다.

경쟁력 격차가 축소된 가운데 서비스 요금과 보조금 규모까지 차이가 없다면 이는 후발사업자에 유리한 경쟁환경이 전개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각 통신사 상품이 소비자들에게 차별성이 없는 것으로 인식되고, 이 구조가 지속된다면 현재 시장점유율 50%에 이르는 SK와 31%인 KT, 18.5%인 LG유플러스가 자연스럽게 비슷한 점유율로 수렴할 것이다. 이는 최근 데이터를 통해 실제로 입증되고 있다. LG유플러스의 브랜드 인식 개선, 이동통신 시장점유율, 번호이동 시장점유율 변화 등을 보면 알 수 있다.

○점유율 및 가입자당매출 증가 전망

무엇보다 질적 측면의 순위가 바뀔 전망이다. 한국 이동통신시장에서 경쟁 체제가 시작된 1997년 이래 3사 간 가입자당평균매출(ARPU) 순위는 한 번도 바뀌지 않았다.

그러나 올 하반기부터 뒤바뀔 가능성이 높다. LTE 서비스에서 경쟁사에 앞서 나가고 있는 LG유플러스의 질적 변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서다. LG유플러스의 LTE 가입자 대부분이 6만2000원 이상의 요금제를 선택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를 알 수 있다.

일반 휴대폰(피처폰)의 ARPU는 격차가 크다. 그러나 LTE ARPU는 거의 차이가 없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LTE 가입자가 증가하면서 고가 시장에서 LG유플러스의 점유율이 확대되고, 저가 시장에서 점유율 축소 현상이 나타날 전망이다. 이는 LG유플러스의 ARPU 상승을 의미한다. 실제 올 2분기 KT와 LG유플러스 간 ARPU 차이는 200원 이내로 좁혀졌다.

ARPU 상승은 시장점유율 상승으로도 이어진다. 제품 경쟁력이 비슷한 상품 시장에서 차별성은 유통망, 마케팅 비용 등을 통해 나타나게 마련인데, 무엇을 통해 재원을 확보할 수 있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SK텔레콤과 KT의 ARPU 상승은 LG유플러스에 비해 더디게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고정비 부담 증가로 마케팅 비용을 쉽게 늘리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환경에서 LG유플러스가 높아진 ARPU를 그대로 마케팅 비용에 투입한다면 좀 더 차별적인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 LG유플러스의 점유율이 내년에 19%를 넘어설 것으로 보는 이유다.

○향후 5년간 연 19.8% 이익 가능

가입자가 급증하는 단계에서는 마케팅 비용이 증가하기 때문에 수익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예컨대 가입자가 급증한 올 2분기 LG유플러스는 적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의 가입자 순증 규모나 유입되는 가입자의 질에 더 주목해야 한다.

2분기에는 가입자 순증 규모가 30만명에 달했다. 이는 작년 연간 가입자 순증에 육박하는 규모다. 가입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이후 하반기 경쟁이 완화되는 시점에서는 마진이 대폭 좋아질 가능성이 크다.

LG유플러스의 성장률이 본격적으로 높게 나타나는 시점은 내년 이후가 될 전망이다. ARPU가 향후 5년간 평균 2.7% 증가하고 가입자 수는 평균 3.4% 늘어나는 것으로 가정하면, 앞으로 5년간 연평균 19.8%의 순이익 증가가 예상된다.

올해 내내 비용이 상승한 뒤 올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양적 성장’이 나타날 전망이다. 이와 함께 내년부터는 이익 증가도 예상된다. 물론 가입자가 급증하는 초기 국면인 올 상반기, 혹은 늦어도 올 3분기까지는 마케팅 비용의 변동성에 의해 실적 변동성도 클 전망이다.

결론적으로 LG유플러스의 성장에 ‘베팅’해야 한다고 본다. 급증하고 있는 가입자 기반을 토대로 최소 올 3분기, 늦어도 4분기에는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가 현실화될 것이다.

최남곤 <동양증권 연구원 namgon.choi@tongy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