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민주당엔 민주당이 없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이현진 정치부 기자 apple@hankyung.com
21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통합당 원내대책회의. 민주당 내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열린 자리지만 시종일관 화제의 주인공은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였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박 후보가 84%의 압도적 지지율로 후보가 됐는데 역시 99.9%의 지지로 대통령이 된 아버지의 유산을 이어받은 것 같다”고 다소 비꼬는 투로 말을 꺼냈다. 다른 참석자들도 회의 내내 박 후보를 공격하는 발언 일색이었다.
이런 모습이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당 지도부와 원내지도부 회의 때마다 주요 화두는 ‘박근혜 때리기’다. 오죽하면 요즘 ‘민주당에 민주당이 보이지 않는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올까. 민주당만의 정책, 미래에 대한 비전과 대안은 사라지고 오직 상대방 공격에만 올인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지난 4·11 총선 때도 그랬다. 당시 민주당은 ‘이명박근혜’ 카드를 꺼내들고 현 정부 심판론을 전면에 내세웠다. ‘네거티브전’ 외에 자신들의 정강이나 정책으로 유권자를 사로잡으려는 노력은 별로 없었다. 정권교체의 ‘당위성’만 내걸었지, 정권교체가 왜 필요한지에 대한 콘텐츠는 부족했다. 결과는 뻔했다. 과반 의석수를 차지하거나, 제1당이 될 거라는 당초의 예상과 달리 127석을 차지하는 데 그쳤다.
4·11 총선의 학습효과를 얻었다면 이번에는 달라져야 할 텐데, 아쉽게도 그렇지 못하다는 게 정치권 안팎의 시각이다. 오히려 이번에는 여당에 대한 공격뿐 아니라 신경써야 할 외부 변수가 하나 더 보태졌다. 강력한 잠재 후보로 부상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의 ‘단일화’ 문제다. 경선에 출마한 각 후보들 역시 서로 자신이 안 원장과 더 잘 맞는다는 점을 부각시키느라 정작 본인들의 고유한 정책 홍보는 뒷전이다.
민주당이 4·11 총선을 반면교사로 삼아 이번 대선에서 이기길 바란다면 국민 대다수가 공감할 자신의 콘텐츠를 만드는 데 주력해야 한다. 민주당이 지난해 9월 먼저 꺼내든 ‘경제민주화’ 카드는 우물쭈물하는 사이 새누리당이 차지했다. 최근 참여연대가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39%가 경제민주화를 잘할 정당으로 새누리당을 꼽았다. 민주당을 꼽은 응답자는 28.7%였다. 정치권의 관계자는 “민주당이 ‘반(反) 박근혜당’으로 존재하는 한 정권교체는 힘들다”고 말했다. 이 말이 대선 4개월을 앞두고 타당성 있게 들린다.
이현진 정치부 기자 apple@hankyung.com
이런 모습이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당 지도부와 원내지도부 회의 때마다 주요 화두는 ‘박근혜 때리기’다. 오죽하면 요즘 ‘민주당에 민주당이 보이지 않는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올까. 민주당만의 정책, 미래에 대한 비전과 대안은 사라지고 오직 상대방 공격에만 올인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지난 4·11 총선 때도 그랬다. 당시 민주당은 ‘이명박근혜’ 카드를 꺼내들고 현 정부 심판론을 전면에 내세웠다. ‘네거티브전’ 외에 자신들의 정강이나 정책으로 유권자를 사로잡으려는 노력은 별로 없었다. 정권교체의 ‘당위성’만 내걸었지, 정권교체가 왜 필요한지에 대한 콘텐츠는 부족했다. 결과는 뻔했다. 과반 의석수를 차지하거나, 제1당이 될 거라는 당초의 예상과 달리 127석을 차지하는 데 그쳤다.
4·11 총선의 학습효과를 얻었다면 이번에는 달라져야 할 텐데, 아쉽게도 그렇지 못하다는 게 정치권 안팎의 시각이다. 오히려 이번에는 여당에 대한 공격뿐 아니라 신경써야 할 외부 변수가 하나 더 보태졌다. 강력한 잠재 후보로 부상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의 ‘단일화’ 문제다. 경선에 출마한 각 후보들 역시 서로 자신이 안 원장과 더 잘 맞는다는 점을 부각시키느라 정작 본인들의 고유한 정책 홍보는 뒷전이다.
민주당이 4·11 총선을 반면교사로 삼아 이번 대선에서 이기길 바란다면 국민 대다수가 공감할 자신의 콘텐츠를 만드는 데 주력해야 한다. 민주당이 지난해 9월 먼저 꺼내든 ‘경제민주화’ 카드는 우물쭈물하는 사이 새누리당이 차지했다. 최근 참여연대가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39%가 경제민주화를 잘할 정당으로 새누리당을 꼽았다. 민주당을 꼽은 응답자는 28.7%였다. 정치권의 관계자는 “민주당이 ‘반(反) 박근혜당’으로 존재하는 한 정권교체는 힘들다”고 말했다. 이 말이 대선 4개월을 앞두고 타당성 있게 들린다.
이현진 정치부 기자 ap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