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여름, 천연가스 가격은 1000㎥당 4.5달러였다. 2008년의 반값이었다. 지금은 2.5달러도 안 된다. 비재래형 천연가스(셰일가스 등 전통적인 방법으로 채굴하지 않은 가스)의 생산이 20% 늘어났기 때문이다. 미국 노스다코다주에서는 비재래형 석유가 하루 60만배럴씩 생산된다. 2010년보다 25만배럴이 늘어난 것이다.

미국이 수입 석유와 천연가스에 의존하는 것은 옛날일이 될 것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2020년 전에 미국이 석유와 천연가스 순수출국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물론 아직까지 북미 지역이 확실히 에너지 독립을 이룬 것은 아니다. 하지만 북미의 새로운 에너지들이 가져다줄 안보상 이익은 분명하다. 북미에서 경제적으로, 기술적으로 채굴할 수 있는 석유의 양은 약 450억배럴이다. 이는 전체 북미 사용량의 10% 수준에 이른다.

시간이 지날수록 세계 석유시장의 파워는 전통적인 생산자들에게서 소비자로 이동할 것이다. 다양한 지역에서 석유를 생산하기 시작하면서 소비자들은 이익을 보게 된다.

부상하는 소비자 파워

이런 혁명은 북미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유럽과 남미, 아시아 등도 셰일가스와 석유의 덕을 봤다. 세계 석유공급은 앞으로 크게 늘어날 것이다. 늘어나는 수요를 충분히 감당할 수 있을 정도의 수준일 것이고, 가격도 크게 내려갈 것으로 전망된다. 천연가스 수요는 생산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가격이 점점 떨어지고, 최근 개발된 많은 천연가스 광구들이 닫혀 있는 것이 증거다. 가스로 난방을 하는 가정집들, 석유화학 제품을 만드는 제조업체들은 앞으로 수십년간 충분한 공급의 수혜를 입을 것이다.

가스 생산이 계속 늘어나면서 전력 발전에서 가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천연가스로 전기를 생산하는 비용은 석탄, 원자력, 기타 다른 어떤 재생에너지 발전보다 최소 20%는 싸다.

환경보호 조치 병행해야

천연가스에 있어 가장 중요한 문제는 언제부터 교통수단의 연료로 쓰이면서 비싼 휘발유를 대체할 수 있느냐다. 천연가스와 석유의 가격 차이는 6배 정도다. 즉 압축 천연가스, 액화 천연가스, 혹은 디젤에 천연가스를 섞어 자동차 연료로 쓸 수 있으면 엄청난 경제적 이익을 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공공의 반대다. 채굴이 환경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미국만 해도 수십만개의 광구가 개발되고 있다. 전에는 가스를 생산하지 않던 뉴욕, 펜실베이니아, 오하이오에서도 가스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천연가스 채굴이 공기나 수질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 채굴 중 발생하는 미세 먼지는 대기를 오염시킨다. 바닷물의 유기화학물도 분해시킨다. 천연가스와 함께 내뿜어지는 메탄가스는 온실가스로 대기권에도 영향을 미친다.

일반적으로 적절한 규제가 있으면 환경오염을 막을 수 있다고 얘기한다. 하지만 아직 현장에서 조치가 취해진 것을 본 적이 없다. 기업들은 환경파괴를 막을 분명한 실행계획을 보여줘야 한다.

존 도이치 <美 MIT대 교수>

정리=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

THE WALL STREET JOURNAL 본사 독점전재

◇이 글은 존 도이치 미 MIT 교수(전 CIA 국장)가 ‘미국 천연가스 붐이 미치는 영향(Ripple effects from the U.S natural-gas boom)’이란 제목으로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에 기고한 글을 정리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