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고채 금리가 급등했다. 국채선물시장에선 외국인이 올 들어 최대 순매도를 기록했다.

1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연 2.95%로 전날보다 0.08%포인트 상승했다. 작년 12월19일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국고채 금리는 지난 8일(연 2.76%)에 비해 0.19%포인트 올랐다.

미국의 경제지표 개선이 안전자산으로서 채권의 투자매력을 떨어뜨렸다. 박태근 한화증권 연구원은 “미 지표 호전에 미 국채 금리가 급반등한 영향으로 국고채 금리가 일제히 급등 마감했다”고 말했다. 미 상무부는 지난 14일(현지시간) 7월 미 소매판매가 4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고 밝혔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날 연 1.84%로 이틀간 0.18%포인트 급등했다.

외국인은 이날 국내 국채선물시장에서도 대규모 매도 공세를 펼쳤다. 이날 순매도 규모는 1만8000계약으로 작년 12월19일 이후 최대였다.

일각에선 일본이 한국과 체결한 통화스와프 계약을 재검토할 가능성이 전해진 것이 외국인의 국채 선물 매도를 확산시켰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에 대해 김성진 미래에셋자산운용 채권운용부문 대표는 “외환시장이 이날 크게 움직이지 않은 점 등을 볼 때 외국인의 국채선물시장 움직임은 한·일 통화스와프 문제보다는 최근 미 금리 급등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세계적인 안전자산 매력 저하 현상은 한동안 채권시장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강지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안전자산 선호를 다시 자극할 만한 강력한 재료가 나오지 않는 한 채권금리 상승 압력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반면 과도한 금리 하락에 이은 일시적 조정이라는 분석도 있다. 박 연구원은 “그동안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로 하락세를 유지해 온 금리가 숨고르기에 들어간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