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감동의 런던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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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 기량에 감동, 관객 매너에 찬사
일부 오심 아쉬웠지만 즐거웠던 시간
노대래 < 방위사업청장 dlnoh@korea.kr >
일부 오심 아쉬웠지만 즐거웠던 시간
노대래 < 방위사업청장 dlnoh@korea.kr >
찜통더위 속에서 장장 16일 동안의 런던올림픽이 막을 내렸다. 우리가 예상하지 못한 분야에서 메달을 따다 보니 TV 시청을 쉽게 단념할 수 없었다. 평소와 달리 장시간, 그것도 심야에 시청하다 보니 수면과 운동시간이 부족하고 생활리듬도 깨졌다. 필자만 그런 건 아닐 것이다. 몸을 추스르는 데 좋은 가을 날씨가 폐막과 동시에 찾아왔으니 다행이다.
이번 올림픽을 관전하면서 우리 선수들의 매너나 역량, 그리고 국민들의 관전 태도가 많이 달라졌음을 알 수 있었다. 선수들의 불굴의 의지, 투혼, 절제된 기술 속에서 인간의 참모습을 발견한다. 우리 팀이 잘했을 때는 ‘와’ 하는 함성 소리와 함께 내가 잘한 것처럼 몰입된다. 우리와 이해관계 없는 다른 나라 선수가 묘기를 보였을 때도 가슴속으로 ‘야’ 하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 반면에 결승전인데도 서로 방어만 하다가 제대로 싸워보지 못하고 결국 판정으로 가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에는 금메달을 따더라도 별 감흥이 없다. 어찌 보면 메달 획득 자체가 우리를 감동시키는 것이 아니라 선수들의 숨겨진 기량이 가감 없이 발휘될 때 깊은 감동을 주는 것이다.
우리의 우세 종목이 바뀐 것도 좋은 징조라고 생각한다. 종전에는 태권도, 유도, 역도, 레슬링 등 체급종목과 격투기에서 강점을 보였다. 이번 올림픽에서는 펜싱, 도마, 리듬체조, 축구 등 과학적인 훈련과 정보 분석 등 자본 투자가 필수적인 종목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경기 내용도 감동하리만큼 훌륭했다. 수영과 역도에서 금메달을 따지 못해 아쉬움은 있었지만, 우리 국민들은 선수들을 위로하고 오히려 깨끗한 스포츠 정신을 치켜세웠다. 한편 ‘태극전사들이 군대 면제받기 위해 열심히 뛰어서 이겼다’는 소리는 듣기 거북했다. 선수들은 군 입대와 관계없이 항상 열심히 뛰어왔으며, 평소 열심히 훈련했기에 승리를 거둔 것이라고 본다.
오심과 편파심판의 문제도 끊이질 않았다. 축구의 경우 홈그라운드의 이점에다 석연치 않은 페널티킥으로 울분을 자아냈지만, 결국 우리가 이겼다. 심판을 속일 수는 있어도 실력은 속일 수 없다. 편파판정으로 이기면 떳떳지 못해 기쁨이 반감된다. 진 쪽도 억울함이 가세되어 아픔이 2배로 커진다. 한편 펜싱에서 길었던 1초 문제는 오심의 문제가 아니라 경기운영 절차상의 하자라고 본다. 오심은 있을 수 있지만, 절차의 하자는 결코 있어서는 안 된다. 재발 방지책이 아쉽다.
기량을 숨김없이 발휘하는 선수, 공정한 심판, 성숙한 관람객이 어우러져야 스포츠 정신이 구현된다. 자국뿐만 아니라 원정경기에서도 소란을 피워 여권까지 압수당했던 영국 훌리건들조차 이번만은 조용했다. 런던올림픽에 관객 성숙도라는 종목이 있다면 모든 참가국이 금메달감이다. 더 성숙된 2016년 리우올림픽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노대래 < 방위사업청장 dlnoh@korea.kr >
이번 올림픽을 관전하면서 우리 선수들의 매너나 역량, 그리고 국민들의 관전 태도가 많이 달라졌음을 알 수 있었다. 선수들의 불굴의 의지, 투혼, 절제된 기술 속에서 인간의 참모습을 발견한다. 우리 팀이 잘했을 때는 ‘와’ 하는 함성 소리와 함께 내가 잘한 것처럼 몰입된다. 우리와 이해관계 없는 다른 나라 선수가 묘기를 보였을 때도 가슴속으로 ‘야’ 하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 반면에 결승전인데도 서로 방어만 하다가 제대로 싸워보지 못하고 결국 판정으로 가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에는 금메달을 따더라도 별 감흥이 없다. 어찌 보면 메달 획득 자체가 우리를 감동시키는 것이 아니라 선수들의 숨겨진 기량이 가감 없이 발휘될 때 깊은 감동을 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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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심과 편파심판의 문제도 끊이질 않았다. 축구의 경우 홈그라운드의 이점에다 석연치 않은 페널티킥으로 울분을 자아냈지만, 결국 우리가 이겼다. 심판을 속일 수는 있어도 실력은 속일 수 없다. 편파판정으로 이기면 떳떳지 못해 기쁨이 반감된다. 진 쪽도 억울함이 가세되어 아픔이 2배로 커진다. 한편 펜싱에서 길었던 1초 문제는 오심의 문제가 아니라 경기운영 절차상의 하자라고 본다. 오심은 있을 수 있지만, 절차의 하자는 결코 있어서는 안 된다. 재발 방지책이 아쉽다.
기량을 숨김없이 발휘하는 선수, 공정한 심판, 성숙한 관람객이 어우러져야 스포츠 정신이 구현된다. 자국뿐만 아니라 원정경기에서도 소란을 피워 여권까지 압수당했던 영국 훌리건들조차 이번만은 조용했다. 런던올림픽에 관객 성숙도라는 종목이 있다면 모든 참가국이 금메달감이다. 더 성숙된 2016년 리우올림픽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노대래 < 방위사업청장 dlnoh@korea.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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