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과의 런던올림픽 남자축구 3, 4위전을 불과 몇 시간 앞둔 10일 밤 시청 앞 서울광장.
사상 첫 올림픽 메달 사냥에 나서는 한국 축구 대표팀을 응원하기 위해 '붉은악마'들이 오랜만에 거리로 나섰다.

대표팀 경기는 11일 오전 3시45분에 시작하지만 서울광장에는 이날 오후 11시30분 현재 이미 1천여 명(경찰추산)의 붉은악마들이 응원 준비에 한창이었다.

응원에 나선 시민들은 빨간색 상의에 뿔 모양 머리띠를 하고 태극기와 막대 풍선을 힘껏 흔들었다.

때마침 폭염도 주춤한 덕분에 시민들은 모처럼 시원한 밤 공기를 만끽하며 친구, 애인, 가족과 함께 잔디 위에 옹기종기 모여 앉았다.

응원단은 경기에 앞서 광장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을 통해 한국 선수들이 출전하는 다른 종목 경기들을 응원하며 분위기를 달궜다.

인천에서 찾아온 김성래(33ㆍ회사원)씨는 "선수들이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 텐데 정신력으로 버텨줬으면 좋겠다"며 "우리나라가 당연히 이길 것으로 생각하며 런던에까지 우리 목소리가 들리도록 열심히 응원하겠다"라고 말했다.

가족과 함께 나온 홍미영(여ㆍ34)씨는 "어린 아들과 딸이 응원하고 싶다고 해서 온 가족이 나왔다"며 "아이들에게는 이런 경험이 처음인데 가족이 다 같이 즐거운 시간을 보낼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경기가 축구 대표팀의 마지막 올림픽 경기여서 당분간 거리응원을 하지 못하는데 아쉬움을 표현하는 이들도 있었다.

대학생 장윤진(여ㆍ20)씨는 "이번이 마지막 경기인데다 절대 지면 안 되는 한일전이기 때문에 친구와 함께 왔다"며 "2002년에는 너무 어려서 거리응원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올림픽만큼은 놓치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기자 blueke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