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에 자식을 보낸 부모의 마음이 이렇게 애틋할까.

올림픽 축구 대표팀에 자식 같은 선수들을 내보낸 K리그 감독들이 일본과의 3,4위전을 앞둔 소속팀 선수들을 향해 결연하지만 따뜻한 응원의 말을 전했다.

김창수, 박종우, 이범영 등 세 명의 선수를 홍명보호에 흔쾌히 합류시킨 안익수 부산 아이파크 감독은 '대인배'답게 의연한 메시지를 남겼다.

안 감독은 "결승에는 못 올랐지만 선수들이 한국의 새로운 축구 역사를 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안다"며 "모두의 노력이 절대 헛되지 않도록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좋은 결과를 만들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안 감독은 이어 "대한민국을 대표해 뛴 창수, 종우, 범영이 모두 K리그로 복귀해 부산을 대표해 활약해주길 바란다"며 "밤새워가며 응원한 축구팬의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우리 선수들이 더욱 좋은 모습으로 경기에 임해달라"고 당부했다.

와일드카드로 정성룡을 대표팀에 보낸 윤성효 수원 삼성 감독은 영국과의 8강전에서 페널티킥 때문에 한 번, 정성룡의 어깨 부상 때문에 또 한 번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러나 윤 감독은 "두 번째 페널티킥이 주어졌을 때 6월20일 FC서울과의 FA컵 16강전에서 몰리나를 막았듯이 정성룡이 이번에도 막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천만다행으로 정성룡의 부상이 심각하지 않다는 얘기를 듣자 윤 감독은 "올림픽에서 뛰는 모습을 보니 자랑스럽다"며 "한일전에서 골문을 지킨다면 꼭 동메달을 선물로 가져오길 바란다.

몸 건강히 돌아왔으면 한다"고 정성룡을 응원했다.

최용수 FC서울 감독은 4강전에서 선발로 나선 소속팀 선수 김현성에게 "지금까지 보여준 열정과 노력만으로도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고마움을 전한다"며 "너의 뒤에 국민과 수많은 FC서울 팬들이 응원하고 있음을 반드시 기억하라"고 강조했다.

새롭게 강원FC의 지휘봉을 잡은 김학범 감독은 오재석을 포함한 대표팀 선수들에게 응원의 말을 남겼다.

김 감독은 "대회를 치르면서 진화하는 대표팀의 모습은 박수받기에 충분했다"며 "체력이 고갈된 채 치르는 남은 1경기에서 자신과의 싸움에서 먼저 승리해 팀의 승리로 연결시키기 바란다"고 선전을 당부했다.

모아시르 페레이라 대구FC감독은 올림픽 직전 막차로 대표팀에 합류한 김기희에게 병역 혜택을 고려한 솔직한 덕담을 전했다.

페레이라 감독은 "한일전은 대표팀에게도 김기희 본인에게도 중요한 경기"라며 "꼭 동메달을 따서 병역혜택을 받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김수현 기자 porqu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