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폭염과 사회적 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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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도 서민층에겐 생명의 위협
사회 취약계층에 대한 관심을
이언주 < 국회의원(민주통합당) k041036@naver.com >
사회 취약계층에 대한 관심을
이언주 < 국회의원(민주통합당) k041036@naver.com >
더위가 맹위를 떨치고 있다. 연일 폭염경보가 내려지고 서울도 35~36도를 오르내리는 기록적인 고온 행진이 계속되고 있다. 다행히 국회의 냉방시설은 최근 많이 좋아져서 건물 안에만 있으면 전혀 더위를 모르고 하루를 보낼 때도 있다. 각종 회의에 미팅에 정신 없이 실내에서 보내다가 더위를 잊고 무방비 상태로 건물 밖에 나섰다가 깜짝 놀랐다. 호흡이 불편할 정도의 열기 때문에 순간적으로 정신이 몽롱해지는 느낌까지 들 정도였다. 국회 경비경찰들이 임무 교대를 위해 단체로 이동하면서 손에 손에 잔뜩 얼린 커다란 음료수병을 들고 걷는 풍경까지 등장했다. 더위 때문에 그야말로 진풍경이 여기저기서 연출되고 있다.
그러나 요즘 상태는 그냥 이채롭고 재미있게 받아들일 정도를 넘어선 것 같다. 뉴스를 보면 쪽방 거주자나 독거노인들이 위험하다는 이야기부터 뇌경색 환자들의 사망률이 올라간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그런가 하면 닭과 돼지는 물론 어패류까지 집단 폐사해 농축수산물 피해가 심각한 수준을 넘어서고 있는 모양이다. 냉방 장치가 없는 쪽방의 체감 온도는 50도를 육박해 잠을 자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고, 건강하지 못한 사람이나 노인들은 생명에 위협이 될 정도라니 그냥 지나칠 만한 상황이 아니다.
엊그제 이 폭염에 지역구 어르신들은 잘 지내시나 궁금하기도 하고 노인복지에 대한 어르신들 생각도 들을 겸 복지회관에서 배식 봉사를 하고 동네 경로당 등을 순회하며 간담회를 가졌다. 소형 아파트에서 자식들과 함께 북적대며 지내니 눈치가 보여 노인회관이나 경로당에서 시간을 많이 보내신단다. 그런데 이 폭염 속에 에어컨이 없는 곳도 있고, 에어컨이 있어도 그 용량이 턱없이 부족한 경우가 태반이다. 게다가 아파트 같은 집단시설에서는 관리동에 남는 공간이 있으면 대충 설계를 해서 경로당을 만들기 때문에 설계에 더위나 추위, 환기나 안전 문제를 고민한 흔적이 별로 없다. 노인복지 관련 시설이나 운영 지원에 대한 제도적 개선 문제, 노인복지와 관련해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문제를 숙제로 받아 나오면서 어린이를 위한 시설안전 등은 신경쓰면서 경로당에는 다들 별 관심이 없는 듯해서 씁쓸했다.
휴가라도 떠나 이 열기를 피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폭염도 좀 불편할 뿐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가장 혹독한 상황에서, 가장 치명적인 위협을 받는 사람들은 역시 사회 안전망이 닿지 않는 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그리고 사회적 약자들이다. 자연환경은 만인에게 공평한 것 같지만 항상 그런 것은 아니다. 인간이 처해있는 조건에 따라 그 피해 강도는 천차만별일 수 있다. 폭염의 나날, 힘들고 짜증나고 피곤할 때, 오히려 자기보다 못한 상황과 처지의 사람들을 향해 시선을 한번쯤 돌려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런 공동체의식이 같이 살아가는 성숙한 사회를 만들어가는 출발점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언주 < 국회의원(민주통합당) k041036@naver.com >
그러나 요즘 상태는 그냥 이채롭고 재미있게 받아들일 정도를 넘어선 것 같다. 뉴스를 보면 쪽방 거주자나 독거노인들이 위험하다는 이야기부터 뇌경색 환자들의 사망률이 올라간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그런가 하면 닭과 돼지는 물론 어패류까지 집단 폐사해 농축수산물 피해가 심각한 수준을 넘어서고 있는 모양이다. 냉방 장치가 없는 쪽방의 체감 온도는 50도를 육박해 잠을 자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고, 건강하지 못한 사람이나 노인들은 생명에 위협이 될 정도라니 그냥 지나칠 만한 상황이 아니다.
엊그제 이 폭염에 지역구 어르신들은 잘 지내시나 궁금하기도 하고 노인복지에 대한 어르신들 생각도 들을 겸 복지회관에서 배식 봉사를 하고 동네 경로당 등을 순회하며 간담회를 가졌다. 소형 아파트에서 자식들과 함께 북적대며 지내니 눈치가 보여 노인회관이나 경로당에서 시간을 많이 보내신단다. 그런데 이 폭염 속에 에어컨이 없는 곳도 있고, 에어컨이 있어도 그 용량이 턱없이 부족한 경우가 태반이다. 게다가 아파트 같은 집단시설에서는 관리동에 남는 공간이 있으면 대충 설계를 해서 경로당을 만들기 때문에 설계에 더위나 추위, 환기나 안전 문제를 고민한 흔적이 별로 없다. 노인복지 관련 시설이나 운영 지원에 대한 제도적 개선 문제, 노인복지와 관련해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문제를 숙제로 받아 나오면서 어린이를 위한 시설안전 등은 신경쓰면서 경로당에는 다들 별 관심이 없는 듯해서 씁쓸했다.
휴가라도 떠나 이 열기를 피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폭염도 좀 불편할 뿐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가장 혹독한 상황에서, 가장 치명적인 위협을 받는 사람들은 역시 사회 안전망이 닿지 않는 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그리고 사회적 약자들이다. 자연환경은 만인에게 공평한 것 같지만 항상 그런 것은 아니다. 인간이 처해있는 조건에 따라 그 피해 강도는 천차만별일 수 있다. 폭염의 나날, 힘들고 짜증나고 피곤할 때, 오히려 자기보다 못한 상황과 처지의 사람들을 향해 시선을 한번쯤 돌려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런 공동체의식이 같이 살아가는 성숙한 사회를 만들어가는 출발점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언주 < 국회의원(민주통합당) k041036@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