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증시 전문가들은 ‘차별화’라는 말을 자주 한다. 업종과 종목을 가리지 않고 대부분의 종목이 오르기보다는 같은 업종 내에서도 개별 기업의 경쟁력에 따라 주가가 엇갈린다는 의미다.

이번 2분기 어닝시즌(기업 실적발표 기간) 결과도 차별화 장세를 예고한다. 수출과 내수가 동반 부진에 빠진 가운데서도 일부 기업들은 지난해보다 향상된 실적을 올렸다.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는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반면 대다수 기업들은 유럽 재정위기와 중국 경기 둔화의 충격을 흡수하지 못해 이익이 급감하거나 적자로 돌아섰다.

전문가들은 기업 간 실적 양극화와 여기에서 비롯된 주가 차별화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제반 여건이 좋지 않을수록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춘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 간 격차가 커질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 2분기 좋은 실적을 낸 기업 중에서도 이익 증가 추세를 이어갈 수 있는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을 가려내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나간 2분기 실적은 주가에 대부분 반영됐고 앞으로 주가를 결정하는 것은 3분기 이후 실적이라는 점에서다.

차별화 장세 주도주로 전문가들이 첫손에 꼽는 것은 삼성전자를 선두로 한 정보기술(IT)주다. IT주는 지난 2분기 좋은 실적을 낸 데 이어 3분기 이후에도 이익 증가 추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를 비롯한 자동차주도 비교적 안정된 실적을 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특정 분야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췄거나 블루오션을 개척한 기업도 차별화의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높다. 경기가 둔화되더라도 큰 폭으로 성장할 수 있는 ‘구조적 성장기’에 접어든 기업들이다. 한국경제TV 와우넷 전문가 배현철 대표는 “시장 전체적으로는 박스권에 머물더라도 종목별로는 실적에 따라 주가 격차가 커질 것”이라며 “실적이 뒷받침되는 종목 위주로 ‘선택과 집중’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