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8월1일 오전 6시24분

한화그룹은 최근 ING생명 아·태법인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독일의 태양광 업체 큐셀 인수도 검토 중이다. 석유화학과 함께 태양광, 금융 등 3각 체제를 굳건히 하는 것이 그룹의 지향점임을 보여주는 사례다. 앞으로 지배구조도 태양광·화학을 중심으로 한 사업지주회사와 대한생명을 정점으로 한 금융지주회사 체제로 바뀔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태양광이 ‘리모델링’의 핵심

3개의 핵심 축 중에서도 한화가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분야는 태양광이다. 김승연 회장의 장남 김동관 한화솔라원 기획실장이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한화는 국내 태양광 업체 중에서 유일하게 수직 계열화를 완성한 기업”이라며 “글로벌 태양광 경기가 언제쯤 살아날 것이냐에 따라 한화의 명운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태양광이 한화에는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인 동시에 아킬레스건이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2014년이 ‘운명의 해’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한화케미칼이 1만MT(메가톤) 규모의 폴리실리콘 공장을 완료하기 때문이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만일 글로벌 태양광 경기가 2014년에도 여전히 바닥 상태라면 한화그룹은 태양광 부문에 추가적인 자금을 투입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화의 주력 계열사인 한화케미칼의 유동부채는 2010년 3조원대에서 올 3월 말 4조1854억원으로 불어났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대한생명 상장(2010년 3월)으로 (주)한화 등 계열사에 2조원가량의 자금이 유입돼 현재까지 한화그룹의 재무상태는 양호한 편”이라면서도 “태양광 분야에서 규모의 경제를 이뤄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추가 자금 유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업·금융지주회사 체제로 갈 것

한화가 인수·합병(M&A) 및 신규 투자에 공을 들이고 있는 데 대해 전문가들은 상속과 관련이 있다고 본다. 김 회장이 세 아들에게 고루 사업을 물려주기 위해서는 적어도 3개 정도의 큰 사업을 만들어 놔야 한다는 추론에서다.

지배 구조와 관련해 이 연구위원은 “현행 금산분리제도가 지속된다는 것을 전제로 지주회사 전환을 고려한다면 (주)한화를 사업지주회사로 만들고 이와는 별도로 금융지주회사를 설립하는 게 유력한 대안”이라고 설명했다.

(주)한화는 케미칼, 솔라에너지, 건설, 호텔앤리조트 등 주력 계열사를 보유한 그룹의 사실상 지주회사로 김 회장과 김 실장이 각각 22.65%, 4.44%를 가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한화그룹의 정보기술(IT)서비스 회사인 한화S&C에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SK 동부 등도 그룹 내 IT서비스 회사가 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한다는 점에 착안한 발상이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