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구도심 균형 고민 속 중앙부처 맞을 채비 한창
세종시가 1일로 전국 17번째 광역자치단체로 출범한 지 한 달을 맞는다. 그동안 세종시 첫마을 아파트엔 이사짐 차량이 꾸준히 들어왔고 동네 병원과 약국 같은 생활 편의시설도 속속 입점했다. 출범 초기 우려됐던 시 행정 공백도 정무부시장 인선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유한식 세종시장(사진)은 31일 “출범 이후 한 달간 광역과 기초사무를 동시에 수행하면서 업무량 과다나 부서 간 업무 관할로 발생한 혼선 등의 문제도 있었다”며 “내달부터 중앙부처 이전이 시작되는 만큼 맡은 분야 업무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9월부터 국무총리실을 시작으로 중앙부처 이전이 본격화된다. 2014년 말까지 1실·2위원회·9부2처2청 등 16개 정부부처와 20개 소속기관 등 36개 기관이 차례로 입주한다. 이 준비가 신설 세종시의 주요 현안이다.

세종시 출범 이후 강력사건이나 대규모 정전사태 등 도시 전체의 안전에 위협을 줄 만한 사건ㆍ사고는 아직 발생하지 않았다. 세종경찰서에 따르면 출범 후 30일까지 112신고 건수는 1022건으로 출범 전 월 824건보다 198건이 많았다.

반면 5대 범죄 발생은 지난 6월 103건(검거 121건)에서 7월 58건(검거 26건)으로 절반 정도 줄었다.

세종시가 발빠르게 도시 면모를 갖춰가고 있지만 행정력이 시 곳곳에까지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도 있다. 시 출범 후 첫 집단민원은 편입지역인 부강면에서 발생했다. 성신양회가 레미콘·아스콘 공장 증설을 추진하면서 인근 주민들이 시 출범 직후부터 연일 반대집회를 열고 있다.

교육환경도 신·구도심 간에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세종시 출범과 함께 개교한 신도심의 참샘초, 한솔중, 한솔고 등 3개 학교는 국내 최고 수준의 시설을 갖췄다. 모든 교실에는 학생 개인별 스마트패드, 3D 전자칠판, 전자교탁, 메시지보드, 무선안테나(AP) 등이 설치돼 있다.

반면 구도심인 조치원 읍내의 명동초교는 지금도 비가 오면 양동이로 받쳐놓고 수업을 하는 지경이다.

최호택 배재대 행정학과 교수는 “몸집은 광역시지만 아직까지 행정력이 몸집에 부합하지 못하고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세종시교육청은 내년 3월 세종시에 국제고등학교를 신설키로 했다.

세종=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