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공사 강성길 코리아마이스뷰로 실장
-세계 유일의 마이스 전문조직...국내 마이스산업 이끄는 컨트롤 타워


지난 6월 우리나라는 UIA(국제협회연합, Union of International Associations)가 발표한 2011년 세계 국제회의 개최 순위에서 총 469건을 기록하며 세계 6위에 랭크됐다. 1년 전인 2010년 총 464건을 개최해 8위에 머물렀던 것과 비교하면 2단계나 상승한 성적이다.

이번 주 '스토리인 마이스'에서는 세계적인 경제 불황 속에서도 국내 마이스 산업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인물을 만났다. 코리아마이스뷰로(Korea MICE Bureau)의 강성길 실장이 그 주인공이다.

전 세계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는 특별한 조직 '마이스뷰로'. 국내 마이스 산업의 컨트롤 타워(Control Tower)를 이끌고 있는 그를 만나기 위해 중구 청계천로에 위치한 한국관광공사를 찾았다.

◆세계 6위 성과... 꾸준한 노력의 성과

말 그대로 상승세다. 단순히 2단계 상승한 순위만을 두고 하는 얘기는 아니다.

2011년 세계적인 국제회의 개최 건수는 총 10743건으로 일 년 전인 2010년 11519건에 비해 6.7% 감소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소폭 상승했다.

세계 10권 내의 국가들 가운데 싱가포르와 한국, 오스트리아를 제외하면 미국, 일본, 독일, 프랑스 등은 모두 개최 건수가 감소했다.

강성길 코리아마이스뷰로 실장은 이러한 성과를 이끈 요인으로 정부의 지속적인 행정적, 재정적 지원과 함께 지역 컨벤션뷰로(CVB, Convention & Visitors' Bureau)를 통한 정부와 지자체, 업계간의 긴밀한 협력체제 구축을 꼽았다.

정부는 2009년 국제회의산업을 신성장동력 산업으로 지정하고 2010년 전시 및 회의산업 발전방안을 마련하여 산업육성을 위한 정책적 토대를 마련했다. 그리고 각 지자체에서는 지역 컨벤션뷰로를 설치하면서 자체적으로 지역 내 마이스산업 육성을 위한 투자를 이어왔다.

현재 국내에는 서울, 부산, 인천, 대전, 대구, 광주, 제주, 경기 등 9개의 지역 컨벤션뷰로가 운영되고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중앙정부와 지역 컨벤션뷰로, 관련 업계가 중심이 된 '지역 MICE산업 육성 협의회(Korea MICE Alliances)'도 전국적으로 7개가 운영되고 있다.

마이스뷰로는 협의회를 통해 제살 깎아먹기 식의 과당경쟁은 줄이고 호텔요금 할인, 장소임대료 할인, 관광요금 할인 등의 인센티브 패키지를 국내 마이스행사에 제공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국제회의 유치는 장기 레이스... "결코 혼자만의 힘으로는 불가능 한 일"

청사진 같아 보이는 이러 결과에 대해 그는 "결코 단기간에 이뤄진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유치에서 개최까지 최소 3-5년에 걸친 시간과 노력이 요구되는 마이스 행사의 특성상, 올해 받아 든 세계 6위의 성적표도 이미 수년 전에 부지런히 유치해 놓은 행사들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것이다.

정부가 2012년을 'MICE의 해(2012 Korea Convention Year)'로 선포하고 대대적인 컨벤션 홍보 캠페인을 추진하고 있는 이유도 바로 이것이다.

컨벤션 개최지로서 'KOREA'를 알리기 위해 11개국 현지에서 매체광고를 실시하고 지난 4월에는 제네바와 파리에서 로드쇼도 개최했다.

특히 올해 개최지가 결정되는 외국인 참가자 1500명 이상의 대형 행사에 대해서 국제본부 실사단이 방한할 경우 전 일정을 지원하고 유치결정 단계에서는 Korea Night과 같은 공식행사는 물론 프리젠테이션 제작 등 세세한 부분까지 지원하고 있다.

이외에도 지역별 마이스 산업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지역 마이스 활성화 순회 설명회를 통해 지역 내 마이스산업 전문가들의 의견을 모으고 주요 바이어를 초청해 유치설명회와 미니트레이드쇼를 개최하고 있다. 협업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대목이다.

또 지역별 전략사업과 사회, 문화적 보유 자원을 활용해 지역별로 특화된 컨벤션행사를 발굴하고 육성하기 위한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중장기 마이스산업 발전 위해 '정책 일관성'과 '불균형' 해소해야

그는 국내 마이스산업이 최근의 상승세를 이어나가기 위해 해결해야할 문제점으로 지자체의 일관성 있는 마이스 정책추진과 PCO(국제회의기획업)업계의 영세함과 갈수록 심화되어 가는 업계 내 불균형을 꼽았다

마이스 행사 유치를 위해서는 수년에 걸친 관계유지와 신뢰 형성이 필요한데 지방의 경우 지자체 장이 교체될 경우 정책의 방향이 근본부터 달라지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지자체의 정책 이 극단적으로 바뀔 경우, 이는 단순히 해당 행사와 지역의 문제로 국한되지 않고 국가 신뢰도와 이미지에까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한편 그는 현재 국내에서 활동하는 약 300여개의 PCO업체 중 연 매출액이 5억원 미만인 영세기업이 60%에 이른다며 산업 내 불균형과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행사의 성공을 위해 기획력과 운영능력이 검증된 업체를 선택하는 것은 당연하겠지만 소수 업체들의 점유율이 지나치게 높아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현재 정부와 지자체, 업계로 구성된 Korea MICE Alliance를 통해 이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협의체가 동반성장을 위해 구성된 것인만큼 그 안에서 협력을 통해 업계 내 불균형을 해소하는 동시에 신생업체의 진입장벽을 낮춤으로서 국내 마이스산업의 경쟁력을 키울 수 있으리라는 것이다.

세계 6위라는 성과에 보람을 느끼면서도 아직도 대한민국이 지닌 잠재력과 발전 가능성에 비해 Korea MICE가 글로벌 시장에서 저평가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3∼5년 후를 위해 지금 뛰어야 한다고 힘주어 말하는 강성길 실장. 그가 만들어낼 대한민국 마이스 산업의 상승세가 다시한번 기대되는 이유이다.

유정우 한경닷컴 기자 seeyo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