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위아는 지난 27일 2분기 영업이익이 132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5.0% 급증했다고 발표했다. 최근 3년간 진행된 대규모 설비투자가 효과를 나타내면서다. 영업이익률도 1분기 7.5%에 이어 2분기 7.8%로 높아졌다. 설비투자 부담으로 2010년과 2011년 영업이익률이 각각 4.3%와 5.3%였던 것과 비교하면 큰 폭의 개선세다. 올해로 대규모 설비투자가 마무리되고, 공장 증설로 생산 물량도 늘어나면서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이 크게 나타날 것이란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현대위아처럼 설비투자가 마무리되면서 이익회수 구간에 진입하는 기업들에 주목해볼 것을 권한다. 대규모 투자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이익 감소와 차입금 증가로 주가가 부진할 수 있지만, 이후 설비투자 효과가 나타나면서 기업이익과 주가가 동시에 높아진다는 이유에서다. 박양주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높은 주가 상승률을 보였던 디아이씨나 무학 같은 종목도 2009~2010년께 대규모 설비투자가 바탕이 됐다”고 말했다.

농심은 2005년 544억원(별도재무제표 기준)이던 설비투자 규모가 2006년부터 2010년까지 5년간 5140억원, 연평균 1035억원으로 급증했다. 면과 스프의 품질 향상을 위해서였다. 하지만 대규모 투자가 일단락되면서 올해부터 3년간은 설비투자 규모가 연평균 800억원대가 될 전망이다. 여기에 설비투자 효과가 겹쳐 영업활동을 통해 창출된 현금에서 영업비용과 설비투자액 등을 뺀 잉여현금흐름(FCF)도 작년 79억원에서 올해 1179억원으로 급증하게 된다. 이경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FCF는 주가와 높은 관련이 있다”며 “영업이익 증가와 투자 축소로 FCF가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돼 향후 주가도 우상향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락앤락은 지난해 베트남에 유리공장을 완공한 데 이어 현재 쿡웨어(냄비, 프라이팬) 공장 증설에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또 중국 쑤저우와 완산에 물류센터를 건립하고 국내 시설을 확충하는 데 650억원가량을 쏟아붓는 등 올해까지 설비투자를 활발히 한다. 이혜미 대우증권 연구원은 “베트남 유리공장 가동에 따른 초기 고정비 부담 등으로 2분기 실적은 부진하겠지만, 유리용기 판매 증가 등으로 하반기 실적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영업이익률도 작년 15.4%에서 올해 17.3%로 올라서는 데 이어 내년에는 18.5%까지 높아질 것으로 추정된다.

만도는 2009년 1000억원대였던 설비투자가 2010년 2600억원, 작년 4200억원으로 증가했고, 올해 5200억원을 고점으로 하락할 전망이다. 송선재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투자비용 증가로 3분기까지 이익증가율은 낮을 것”이라며 “4분기부터 매출의 고성장이 이익증가로 이어지는 구간으로 전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오롱플라스틱도 생산량 증설효과가 본격화되면서 좋아질 일만 남았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자동차 경량화 소재(POM) 설비의 가동이 안정화되면서 하반기부터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반대로 대규모 설비투자가 시작되는 종목은 주가에 부정적일 수 있다는 진단이다. 신세계는 2015년 오픈 예정인 대구점과 하남점에 각각 5000억원과 80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특히 올해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인천점 부지 매입은 투자 규모가 7000억원에서 1조원에 이를 것으로 알려졌다. 키움증권은 이를 이유로 지난 10일 신세계 목표주가를 32만원에서 24만원으로 내렸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