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에서 처음으로 아파트 미분양 사태가 발생하는 등 부동산 시장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26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전날 일반청약을 실시한 세종시 영무예다음 공공임대 아파트가 507가구 모집에 470명이 청약, 37가구(7.3%)가 미달됐다.

지난 17~19일 실시한 이전기관 종사자에 대한 특별공급에서도 176가구 모집에 39명이 신청, 22%의 청약률로 미달됐었다.

현재까지 세종시에 공급된 아파트 가운데, 청약 신청이 미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이달초 현대건설이 세종시에 분양한 힐스테이트 아파트의 경우 1순위 청약 결과 138가구 모집에 당해지역에서만 1천855명이 몰려 13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며 마감됐다.

그동안 세종시는 전국의 부동산 시장이 침체된 가운데서도 나홀로 분양 '대박'을 치며 상승세를 이어온 만큼, 임대아파트라는 점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열기가 눈에 띄게 식은 모습이다.

세종시에 임대아파트가 공급된 것은 이번이 세번째다.

2011년 10월 분양한 첫마을 1단계 임대아파트의 경우 이전기관 종사자 몫 947가구 가운데 184명(19%)만이 청약을 신청해 공무원 분은 미달됐지만, 일반분양에서는 1천2가구 가운데 1천316명이 신청해 마감됐다.

지난 3월 중흥건설이 분양한 5년 공공임대 아파트도 일반 분양에서 798가구 모집에 820명이 몰려 1.17대1의 경쟁률로 2순위에서 청약이 마감됐다.

공무원들의 선호도는 낮았지만, 세종시 성공 조성에 대한 기대감에 일반 분양에서는 호응도가 높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관계자는 "직접 거주하려는 의지가 강하기 때문에 공무원들의 임대아파트에 대한 선호도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라면서 "세종시 공동주택 분양 열기는 여전히 뜨겁다"고 전했다.

하지만 최근 세종시 부동산 시장이 냉각되고 있는 분위기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

세종시 첫마을 2단계 아파트의 경우 올해 초 프리미엄이 적게는 3천만원에서 114㎡인 금강 조망권 아파트 프리미엄(웃돈)의 경우 6천만원까지 붙었었다.

지난달 말부터 분양권 전매제한이 끝나 합법적인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는데, 저층의 경우 1천500만원까지 떨어진 곳도 있으며 평균 2천만~3천만원 정도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적인 경기 침체와 삼엄해진 단속 탓에 그마저도 부동산 거래 자체가 실종된 모습이다.

그동안 실수요자보다는 속칭 '떴다방'이라고 불리는 부동산 중개업자 등 투기 세력이 세종시 부동산 시장의 과열을 부추긴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건설청 관계자는 "최근 세종시 아파트 분양시장이 활기를 띠면서 불법 투기세력이 고개를 들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에 따라 단속을 하고 있다"면서 "청약통장이나 분양권을 불법적으로 거래하다 적발되면 주택공급 계약이 취소될 뿐만 아니라 3년 이하 징역 등 형사고발에 처해지고 최대 10년 동안 청약 자격이 제한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세종연합뉴스) 박주영 기자 jyoung@yna.co.kr